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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바다 유목민 밥상 소개…묵호항·서망항·장도·하화도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바다 유목민 밥상 소개…묵호항·서망항·장도·하화도




17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물고기 떼를 따라 유랑하다 - 바다 유목민 밥상’ 편이 전파를 탄다.


물고기 떼를 쫓아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거친 바다를 누벼온 바다 유목민들의 삶! 밥상 위에 기록된 바다 유목민들의 항해일지를 펼쳐본다

▲ 오징어를 쫓아 동해에서 서해로~ - 오징어 남바리 어선의 역사, 묵호항 논골담길

해가 지기 시작하면 바다 위의 오징어 채낚기 어선의 집어등에는 하나 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동해에서 서해로, 부산에서 진도로 ... 오징어를 쫓아 몇 달씩 집을 떠나 다른 지역의 항구에 머무는 배들! 그 중 동명호가 있다. 추석이 오기 전까지 여름 두세 달은 선실을 집 삼아 생활한다는 동명호 사람들은 잘해야 보름에 하루 쉬는 날을 받아 집에 다녀온다.오징어를 쫓아 항구에서 항구로 이동하는 그들의 삶은 초원의 유목민들을 닮았다.

이런 바다 유목 생활의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묵호항 논골담길이 그곳이다. 오징어를 담은 함지박에서 흘러넘친 물로 늘 질퍽거려 ‘논골’이라는 이름이 붙은 논골담길은 과거 남의 구역에서 조업하는 오징어 ‘남바리’ 어선들의 집결지였다. 19살 때부터 남바리 어선을 탔다는 논골담길의 살아있는 역사 김명수씨와 그의 아내가 바다 유목민 남바리의 삶과 역사가 담긴 밥상을 차려낸다.

능숙하게 오징어 내장을 발라내고 금세 남편이 좋아하는 오징어 애호박 칼국수를 한 냄비 가득 차려내는 아내. 그녀는 배 위의 추억이 담긴 남바리 어부들이 즐겨 먹었던 오징어 다리를 채워 넣은 오징어 다리 순대도 한 접시 뚝딱 쪄낸다. 논골담길 사람들이 기억하는 오징어 남바리 어선의 역사가 그대로 녹아있는 오징어 밥상을 맛본다.

▲ 서해로 온 오징어, 오징어를 따라 돌아 온 옛 친구 - 진도 서망항 오징어 밥상


밤샘 조업을 마치고 서망항으로 돌아온 동명호의 기관장 김홍선씨. 그런 그를 반갑게 맞이하는 이가 있다. 바로 서망항에서 꽃게잡이 통발을 하는 김영서씨다. 과거 영서씨가 묵호에서 오징어를 잡던 시절부터 이어진 둘의 인연은 40년이 다 되어간다는데~ 한 통 가득 싱싱한 오징어와 갈치를 건네는 홍선씨의 마음에 영서씨는 귀한 꽃게 알젓으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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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에서 고생하는 홍선씨를 위해 오랜만에 솜씨 발휘에 나선 영서씨. 과거 오징어 어선에서 음식을 도맡아 하던 솜씨를 발휘한다. 남바리 어선을 타며 힘든 시기를 아내가 써준 편지로 버텼다는 영서씨! 외지 생활의 고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옛 친구 홍선씨에게 최고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 숙취에 좋은 오징어 먹물을 넣은 오징어 먹밥부터 오징어내장으로 끓여낸 전통적인 동해의 음식, 오징어내장국까지~ 동해와 서해가 모두 담긴 우정의 밥상이 한가득 차려진다.

▲ 은빛 멸치 떼를 따라 육지에서 섬으로~ - 장도 멸치 밥상

멸치 떼가 들기 시작하는 여름에만 사람 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섬이 있다. 바로 장도다. 멸치 철이 시작하면 육지에서 섬으로 들어오는 김양배씨. 장도에서 배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어장에서 낭장망으로 신선한 멸치를 잡아 오면 아내 박순자씨는 바로 멸치들을 삶아낸다. 대멸, 중멸 등 다양한 종류의 멸치가 잡히는 멸치 황금 어장 장도. 진도 본도와 조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조류의 유속이 빠르고 급변하는 곳이라 질 좋은 멸치가 많이 나는 곳이라는데~

열심히 낭장망을 끌어 올리느라 구슬땀을 흘린 남편을 위해 아내 순자씨가 솜씨를 발휘한다. 대멸로는 묵은지와 함께 끓여 깔끔하고 구수한 맛의 대멸묵은지지짐을 만들어 내고 장어는 된장과 무를 넣어서 담백하게 장어국을 끓인다. 거기에 낭장망에 함께 걸린 이 계절 최고의 별미 흰꼴뚜기와 병어로 회를 썰어 내면 여름철 기력 회복에 좋은 장도의 보양 밥상이 완성된다. 멸치를 따라 섬에 머문 시간만큼 깊어진 장도의 멸치 밥상, 그 맛을 느껴본다.

▲ 섬에서 섬으로~ 무인도가 많을수록 풍족해지는 삶 - 하화도 밥상

하화도 생활 10년 차. 방룡숙씨 부부는 오늘도 배를 타고 하화도 앞 무인도인 장구도로 제철 산물들을 채취하러 나선다. 거북손, 따개비 등 사람 손을 타지 않아 더 실하게 자란 제철 산물들을 한가득 채취하는 룡숙씨. 10년 전, 섬 생활을 시작한 룡숙씨에게 마을 어르신들은 인근 무인도를 오가며 제철 산물들을 채취하는 법을 알려주었다는데~ 무인도 주변에 놓아둔 통발로 여수의 여름 별미 돌문어까지 잡아 섬으로 돌아온다.

룡숙씨가 무인도를 다녀오는 날이면 마을 어르신들은 그녀의 집으로 모여든다. 무인도의 진수성찬을 맛보기 위해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모여 하화도의 별미 청각김치를 넣고, 시원한 맛이 그만인 돌문어김치전골을 끓여낸다. 무인도에서 갓 채취해온 신선한 따개비와 거북손을 넣고 따개비거북손무침까지 무쳐내면~ 하화도 토박이들이 전수하고 룡숙씨가 이어가는 바다 향기 가득한 밥상이 금세 완성된다.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며 삶을 일궈온 하화도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이 담긴 하화도 밥상을 맛본다.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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