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을 서울에서 처음으로 적용받아 공급하는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결과 약 3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의 분양시장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의 1순위 청약(서울지역) 결과 195가구 모집에 6,739건이 접수돼 평균 34.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주택형별로 보면 84A 유형의 경우 95가구 모집에 4,989건이 접수돼 52.52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 외에도 △84B 유형 20.19대1 △97A 유형 16.96대1 △97B 유형 19.23대1 △115 유형 12.65대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덕 SK리더스뷰’는 아현뉴타운의 마포로 6구역을 재개발 단지다. 8·2대책 이후 서울에서 첫 분양단지인 탓에 향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청약 결과에 대해 8·2대책이 분양시장의 가수요를 걷어내는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분양대행사 청연의 송길준 부사장은 “정부 규제가 없었다면 청약 접수 1만건은 넘겼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적은 6,000건의 청약 접수는 가수요가 빠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대책이 ‘묻지마 청약’에 제동을 거는 데는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쉽게 꺾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포구는 현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중복 지정되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40%로 낮아진 상태다.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보유한 경우 30%로 더 낮아지는 등 수요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조건임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여준 것이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컨설턴트는 “대출 규제가 강화돼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입지가 좋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입지와 분양가 등 조건이 좋은 단지들은 앞으로도 준수한 청약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적정한 분양가와 입지 여건을 갖춘 단지들의 청약은 앞으로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