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세계 최강의 군단이 있다. 육군 제7기동군단. 보유한 전차만도 800여대에 이른다. 영국과 프랑스·독일 등 3개국이 현역으로 운용하는 전차 수보다 많다.
지난 1982년 부대 창설 당시부터 7군단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과 기동력을 자랑하던 군단. 보병사단 위주로 짜인 여느 군단과 달리 기계화보병사단들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전통의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언제나 최신 장비를 가장 먼저 수령하는 제20기계화보병사단이 주축으로 임무도 다른 부대와 다르다.
전체적으로 방어 중심의 작전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부대와 다르게 유사시 7군단의 임무는 ‘초월(超越)’에 있다. 고착된 전선을 뚫고 적진 깊숙이 진격하는 것이 임무다. 신형 전차와 보병전투차, 장갑차, 자주포와 대공자주포가 나올 때마다 7군단 예하 부대에 배치되는 것도 이런 임무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해 말부터 전력이 2배 이상 강해졌다는 점. 기존의 2개 기계화사단에 3개 기계화사단을 더 받았다. 제8·11·26기계화보병사단이 7군단 예하 부대로 들어왔다. 육군의 6개 사단급 기계화부대 가운데 5개를 7군단 깃발 아래로 모은 것이다. 물론 이는 국방개혁 장기 플랜에 따른 한시적 조치지만 한국군 역사상 7군단은 전무후무한 최강 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제7군단 휘하의 5개 기보사가 보유한 기갑장비는 전차만 헤아려도 800여대. 2016년 말을 기준으로 독일(244대), 영국(227대), 프랑스(200대) 등 서유럽 3대 군사강국이 보유한 전차보다 많다. 더욱이 보유전차 전량이 K계열(K-1·K-1A1·K-2)과 그 개량형이다. 상대적으로 신형인 국산 K계열 전차의 40%가 7군단에 몰렸다. 평시에 이 정도 전력을 갖춘 기계화군단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전쟁이 터질 경우 이스라엘이 편성하는 기갑군단이 한국군 7군단에 필적할 정도다.
각 사단의 포병 화력도 웬만한 유럽 국가의 자주포 세력과 비슷하거나 웃돈다. 유럽은 옛소련 붕괴 이후 꾸준히 군비를 축소해 외형 전력이 낮아진 상태다. 7군단은 여기에 군단급 부대로는 유일하게 강습대대를 보유하고 있다. 제7강습대대는 유사시 적진에 헬기로 침투해 후방 교두보를 확보하거나 7군단 전차부대를 유도하는 기능을 맡는다.
다만 7군단이 이 같은 전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군 구조개편 계획에 따라 1·3군 사령부가 지상군작전사령부로 통합 창설된 후 2개 기보사는 사단 사령부가 해체되고 예하 여단이 각 군단이나 사단으로 뿔뿔이 흩어져 재배치될 예정이다. 부대 해체와 새로운 작계에 따라 군단과 사단이 맡을 작전영역이 평균 4배 늘어나는 데 따른 조치다. 한수 이북 정규사단의 보병연대는 모두 여단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르면 2009년부터 예하 기보사가 해체돼 재배치되더라도 제7군단은 3개 기보사로 편성돼 여전히 ‘공포의 기동군단’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여단 중심의 작전환경에서 유일하게 군단 전체가 기동할 수 있는 부대로 존속해 ‘전선 돌파, 초월 공격’을 담당할 예정이다. 7군단의 자체 항공단 강화 계획도 잡혀 있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