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바른정당과 연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제3지대 단일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즉각 반발하면서 실제 연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당은 선거에 이기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죽느냐 사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는 지금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이나 어떤 정당과도 연합과 연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 공식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지난 대선 이후 간헐적으로 의원들 사이에서, 상대 당에서 숙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안철수 전 대표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내년 지방선거에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김 전 대통령도 과거 영국에서 귀국한 뒤 조순 전 부총리를 영입해 돌풍을 일으키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이로 인해 대통령에도 당선될 수 있었다. 안 전 대표든 손 전 대표든, 누구든 지방선거에 차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밖에서도 좋은 인물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전 대표를 향해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더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원이 바라고 국민이 원하면 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강론’을 이유로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은 내부 정리부터 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다”면서 “우리는 든든히 두 발로 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선거에서 이합집산하는 것이 당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의 단호한 어조와 달리 당내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는 늘 살아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양당의 연대에 대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