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설계사 배넌 전격 경질

극우 성향의 트럼프 '오른팔' 7개월 만에 아웃

“北 군사해법 없다" 천기누설 발언에 격노한 듯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AFP연합뉴스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AFP연합뉴스


”북한에 대한 군사해법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며 백악관에 입성한 지 7개월 만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이 (백악관에서) 배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는 데 대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사이에 상호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대선의 1등 공신이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로 알려진 그의 사퇴로 출범 7개월 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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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넌이 전격 경질된 데는 최근 그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북 정책 관련 언급이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진보성향 매체인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군사해법은 없다”면서 북핵 동결의 대가로 미군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물론,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지만 군사적 옵션도 준비돼 있다’고 거듭 강조해 온 트럼프 정부의 대북 기조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었다.

CNN은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인터뷰 내용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전했다. 안보에 관한 그의 ‘천기누설’ 발언으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다.

미 극우성향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출신인 배넌은 지난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의 입안자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그의 극우 노선은 트럼프 정권의 ‘실세’로 알려진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의 온건 노선과 충돌을 일으켜 왔다. 최근에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 내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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