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태원 회장 "근육만 키우다 보면 관절 망가진다"

SK그룹, 제1회 이천포럼 개최

최태원 SK그룹 '딥체인지' 설명

사회혁신 '관절운동'에 비유

세계적 석학 등 200명 참석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조대식(〃두번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 1회 이천포럼에 참석해 초청 석학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조대식(〃두번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 1회 이천포럼에 참석해 초청 석학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근육(재무적 가치)만 키우다가는 관절(사회적 가치)이 망가집니다. 기업이 돈만 많이 벌려고 한다면 결국 관절의 부담이 커지게 되니 이를 막기 위해 관절운동을 하자는 것이 SK그룹이 사회 혁신을 하자는 이유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천포럼’에서 SK그룹이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경제와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개막 세션 중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패널로 참여해 ‘딥체인지’와 ‘사회 혁신’에 대한 소신을 가감 없이 밝혔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딥체인지’를 강조하는 것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충격을 기업이 견디지 못하면 결국 파산하고 죽기 때문”이라며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외부 충격 강도가 더 세지면서 혼자만 생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 회장은 단기간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기업은 더욱 사회 혁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노르웨이나 영국보다 더 빠른 곳이 한국”이라며 “소화를 못 하고 그 부작용이 다른 곳에서 튀어나오는 것도 모자라 요즘에는 분노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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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이 그룹 최고경영진과 임원들을 한데 모아 세계적인 석학들과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기업을 이끄는 리더는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 때문. 최 회장이 제안한 ‘딥체인지2.0’의 철학과 목적을 제대로 그룹 내 정착시키고 적극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딥체인지2.0’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기업이 정치·경제·사회·기술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서든데스(급사)가 올 수 있다”며 “(이천포럼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기 위한 자리로 만들자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 회장 역시 사석에서 기업을 경영하지 않았다면 공부를 계속했을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스스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포럼에는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았던 세계적인 석학들이 강연자로 참석해 SK그룹 임원들과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현실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24일까지 계속되는 이날 포럼에서는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예일대 학장이 된 천명우 교수를 비롯해 한국인 최초의 블룸버그 석좌교수인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포럼은 ‘미래를 위한 소재’ ‘지능:뇌와 인공지능’ ‘사회혁신과 기업 역할’ 등 세 가지 주제로 개막 세션이 진행됐으며 22일부터는 △과학기술혁신 △사회혁신 △지정학적 위기와 기업의 과제 등의 주제로 나눠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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