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신고된 올해 8월 서울 아파트의 하루 평균 매매 거래량이 급증해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통상 부동산 매매 거래는 계약일 후 6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6~7월 거래가 8월 통계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전 많은 세입자들이 서울 아파트 매수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결국 대책 발표 이후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시세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일부 실수요자들은 ‘상투를 잡았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20일 기준)은 1만282건, 하루 평균 514.1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7월 거래량으로는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달 1만4,752건(하루 평균 475.9건)을 넘어서 역대 8월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과열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6~7월 거래 계약된 물량들이 이달 들어 대거 신고된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8월 전월세 거래량은 8,361건(하루 평균 418.1건)으로 지난 7월 1만3,471건의 하루 평균 434.5건보다 3% 줄고 지난해 8월 1만5,252건의 하루 평균 492건보다 15%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에 일부 전월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한데다 통상 여름철에 거래가 줄고 계약은 2년 단위로 이뤄지는 전월세 시장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 매매 거래량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강남구의 경우 8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42.5건으로 7월 33.4건에서 27%, 지난해 8월의 20.4건에서 108% 증가했다. 강동구의 하루 평균 거래량 39.2건도 7월보다 42%, 지난해 8월보다 83.6% 늘어났고 서초구에서도 27.6건으로 7월보다 30.2%, 지난해 8월보다 53.9% 각각 증가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강남4구 중 둔촌주공 이주가 진행되는 강동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구 모두 감소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월세 거래 감소는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비(非) 강남권의 경우 전월세에서 매매로의 전환이, 강남권의 경우 그에 더해 재건축사업 진행(철거 및 이주)에 따른 멸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매매가 크게 늘었던 6~7월은 6·19대책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이 급등 추세를 보였던 시기다. 강남권은 물론 서울 마포·성동·노원구 등의 집값이 한두 달새 수천만씩 올라 거래됐다. 결국 이 시기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세입자는 현재까지는 말 그대로 ‘상투’를 잡은 셈이 됐다.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2일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책 발표 직후인 8월 첫째 주에 0.03% 하락해 1년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데 이어 둘째 주에는 0.04% 떨어져 하락폭이 확대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