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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신부 2017’ 종영] 원작을 살리지 못한 스핀오프의 한계…절반의 성공

‘하백의 신부 2017’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아름다운 수국을 배경으로 하는 원작만화가 아닌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스핀오프’ 버전으로 제작된 ‘하백의 신부 2017’은 절반의 성공과 아쉬움을 남긴 채 안방극장을 떠났다.

2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은 이별을 해야 하는 운명을 극복하고, 극적으로 사랑을 이루면서 해피엔딩을 이루는 소아(신세경 분)와 하백(남주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하백의 신부’ 캡처사진=‘하백의 신부’ 캡처


‘하백의 신부 2017’은 인간 세상에 온 물의 신(神) 하백(남주혁 분)과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 운명으로, 극 현실주의자인 척하는 여의사 소아(신세경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코믹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이다.

하백과 소아의 시작은 처음부터 달콤하지 않았다. 수국에서 떨어진 이후 신력을 잃은 하백은 인간계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고, 심지어 처음 본 소아에게 “내 종이 되어라”는 황당무계한 말을 던진 것이다. 소아가 그런 하백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건 너무나 당연했다.

이후 신력을 찾기 위해 하루하루 같이 보내던 하백과 소아는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더니 신과 인간을 뛰어넘어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까지 이른다. 이 같은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달달하게 그려냈던 ‘하백의 신부2017’이었지만 이 같은 기류는 중간에 머무고 말았다. 이들의 사랑이 이뤄지기까지 극복해야 할 것들이 많았으며 심지어 극 말미 소아의 친구 염미(최우리 분)가 의미심장한 예지몽을 꾸면서 ‘하백의 신부2017’이 비극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염미의 예지몽은 “널 살린 사람이 네 사신이 될 거래”라며, 사진 속 소아의 아버지를 ‘사신’으로 가리켜 소아를 경악케 했다.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소아와 하백은 데이트를 즐기며 이별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백의 신부2017’의 핵심포인트가 되는 주동의 ‘종의 문장’의 행방이 드디어 공개됐다. 사라진 주동의 문장은 윤성준, 소아의 아버지에게 있었고, 그는 이미 오래 전 눈을 감은 것이다.

과거 주동을 구했던 윤성준은 소원을 이뤄주는 ‘종의 문장’을 주웠고, 종의 문장은 ‘딸이 보고싶다’는 그의 강렬한 염원에 반응해 소원을 들어주었다. 종의 문장은 그를 한강에서 자살 시도를 했던 소아 앞에 데려다 주었고, 딸의 죽음을 볼 수 있었던 윤성준은 소아를 구한 뒤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진실을 알게 된 하백은 충격에 빠졌고, 소아를 위해 한강에 빠진 윤성준을 꺼내려 했지만 막에 막혀 실패했다. 자신 때문에 아빠가 죽었다며 오열하는 소아를 보게 된 하백은 소아를 위해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신력을 쓰기로 결심을 세웠다. 문제는 신력을 쓰면 하백은 신계로 돌아갈 수 없었고, 돌아가지 못하면 사멸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신이 사멸을 할 경우 인간들은 그의 존재를 기억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하백은 소아를 위해 신력을 쓰겠다는 결심을 지우지 않았다.

사진=‘하백의 신부 2017’ 캡처사진=‘하백의 신부 2017’ 캡처


이후 하백은 소아에게 마지막 남은 신력을 넘긴 뒤 소아와 함께 소아의 아버지가 잠긴 한강 속으로 뛰어들며 윤성준의 시신을 찾아 나오는데 성공했다. 자신을 위해 신력을 쓴 하백을 위해 이번에는 소아가 힘을 발휘할 차례였다.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찾은 ‘종의 문장’에 소원을 빌어 하백을 신계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들 앞에 나타난 대사제(이경영 분)가 하백이 주어진 과제를 수행했기 때문에 신계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리며 “문장의 힘은 더 귀한 데 쓰라”고 한 것이다. 이에 소아는 ‘종의 문장’에 “내 소원은 당신(하백)이 조금 늦게 가는 거. 나 죽을 때까지만 같이 살자”고 빌었다. 하백은 소아에게 “다녀올게”라고 인사한 뒤 신계로 향했고, 이후 소아 앞에 나타나 행복한 결말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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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신부’는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윤미경 작가의 만화 ‘하백의 신부’를 원작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원작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하백의 신부’의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수국을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드라마에서는 주된 배경과 내용이 달라진 것이다.

원작 만화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기획된 ‘하백의 신부 2017’은 원작과 달리 현대극으로, 원작 만화의 고전적 판타지와 인물들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를 담아냈다. ‘하백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너무 달라진 캐릭터와 이야기는 안방극장의 강한 ‘호불호’를 낳았다. 아무리 스핀오프라고 하지만 ‘하백의 신부’가 원작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원작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사진=‘하백의 신부 2017’ 포스터사진=‘하백의 신부 2017’ 포스터


심지어 몇몇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는 대중의 호불호를 더욱 확대 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는 하백을 연기한 남주혁이었다.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어색하고 딱딱한 연기가 짙은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다. 여기에 남주혁의 연기를 떠나, 신력이 사라지면서 코믹함이 가미됐던 하백의 캐릭터 또한 특유의 매력과 카리스마가 실종되면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신력을 되찾은 이후에도 ‘신계의 왕’이라는 표현과 달리 ‘신’적인 능력이나 매력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것이었다.

전개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중반까지 지지부진하게 스토리를 끌고가던 ‘하백의 신부2017’은 후반부부터 비극의 징조를 깔더니, 마지막회에 와서 급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신들의 카리스마를 보고 싶어했던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연출적인 한계의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실패’를 경험한 ‘하백의 신부2017’은 아니었다. 초반 연기력 지적을 받았던 남주혁의 경우 완벽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발전하고 극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소아를 연기한 신세경의 경우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여주인공으로서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 완성도를 높였던 것이다. 특히 신세경의 경우 재기발랄함부터 달달함, 서글픔 등 다양한 감정을 소화해 내면서 다시 한 번 아역부터 쌓아올린 연기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하백의 신부 2017’ 후속으로 김주혁·천우희 주연의 ‘아르곤’이 방송된다. 9월4일 오후 10시50분 첫 방송.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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