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년대 북한 침투작전 훈련을 받던 중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 숨진 비운의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의 유해가 46년 만에 영면했다.
국방부는 23일 경기 벽제에 신축한 군 제7지구 봉안소에서 실미도 공작원 합동봉안식을 거행했다. 국방부가 발굴한 실미도 공작원 20명의 유해와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4명 중 2명의 위패가 봉안소에 안치됐다. 이날은 실미도 공작원들의 추모 기일이다.
실미도 부대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8년 4월1일 공군 예하에 창설된 부대로 영종도와 가까운 섬 실미도에서 북한 침투작전 훈련을 받았다.
실미도 부대 공작원 31명 가운데 7명은 훈련 중 숨졌고 24명은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1971년 8월23일 집단행동을 감행했다.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무장한 채 부대를 탈출한 이들은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향했다. 대방동까지 온 이들은 군경과 대치하며 교전을 벌인 끝에 20명이 숨졌다. 교전으로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도 사망했다. 살아남은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은 군법회의에 회부돼 사형을 선고받고 1972년 3월10일 처형됐다.
교전 중 숨진 공작원 20명의 유해는 벽제 공동묘지에 가매장된 상태로 잊혔으나 2004년 영화 ‘실미도’의 개봉으로 사건이 다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사건 조사와 함께 이들 유해를 발굴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