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들려? 저거 오빠 아냐”
순자에게 들려오는 미스터리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
개봉 전 공개된 ‘본편 무삭제 클립’을 통해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화제가 되었던 ‘순자’(허진)는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표정과 대사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죽은 언니와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게 되면서 영화의 본격적인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특히, 관객의 고막을 강탈했던 의문의 목소리엔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바로 560만 흥행신화의 <숨바꼭질>로 허정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부산행>의 김수안, <오빠생각>의 정준원이 ‘순자’의 죽은 언니와 오빠의 목소리를 연기한 주인공인 것. 극강의 사운드 스릴을 자랑하는 <장산범>은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영화에 비교하여 물리적 시간이 5배에 달하는 ADR작업(후시녹음)을 진행, 생생한 공포를 전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김수안, 정준원의 지원사격으로 더욱 미스터리한 극강의 스릴이 탄생될 수 있었다.
#2. “영화 보고 집에 가면 거울 다 막으세요.”
관람 후에도 식지 않는 긴장감, 거울의 존재와 의미
<장산범>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긴장감을 주는 요소는 바로 영화 속 ‘거울’이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SNS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장산범>의 거울은 ‘장산범’이 이동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 자신을 가장 약하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허정 감독은 거울의 의미에 대해 “‘장산범’의 소리가 그 인물의 취약점을 건드린다는 설정과 어울리는 소재라 느꼈고, 거울 안쪽에 그 인물의 약한 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가 소리가 되어 나오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실제 영화를 본 다수의 관객들과 언론 매체들은 영화를 보고 거울을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는 등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극 중 가장 큰 스릴을 느끼게 하는 소재로 꼽히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장산범 보고 나면 거울 못봄”(kkur****), “내 주변에 있는 거울이 다 짜증남 다 무서움”(arin****), “지금 내 방 거울 다 가려놓음”(hidd****), “장산범 보고 거울을 봤는데 아무 이유 없이 깜짝 놀랐다”(taeh****) 등 영화를 보고 거울을 보지 못하겠다는 실 관람객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더욱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3. 알 사람은 안다! 불빛에 홀리는 나방의 모습에 담긴 의미
영화 속에서 또 하나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은 불빛에 홀린 듯 벌레들이 응집하는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는 불빛에 홀려 빨려 들어가는 듯한 벌레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 장면에 대해 허정 감독은 “무언가에 홀려서 끌려간다는 영화의 의미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누군가가 무엇에 홀린다는 것을 눈앞에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지만, 허정 감독은 관객들의 귀와 눈에 그 미세한 ‘홀림’의 시작을 전달하고자 영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했고, 인상적이고 여운에 남는 명장면을 완성했다.
개봉 2주 차에 접어들며 식지 않는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장산범>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