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임신 8개월째 접어든 가정주부 최 모 씨는 얼마 전부터 밤만 되면 다리가 유난히 붓고 저리는 등 고통이 잦다. 임산부라면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넘겼지만 고통이 점차 심해져 전문 병원을 찾았다. 최 씨는 의료진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최 씨의 증상이 바로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이라는 것.
최 씨의 경우와 같이 임신은 그 자체로 하지정맥류을 발생시킬 수 있고, 기존에 있던 정맥류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을 하게 되면 여성 호르몬의 증가로 정맥 혈관벽 근육이 이완되고, 체내 혈액량의 증가, 복압의 증가 등이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에 있는 판막이 손상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늘어나면서 피부 밖으로 보이게 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가 붓거나 쉽게 피곤해짐을 느끼고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다양하다.
최 씨와 같이 임신성 하지정맥류는 주로 임신 후반기인 7-9개월에 주로 발생한다. 하정외과 광주점 최승준 원장은 “임신 중에 하지정맥류가 의심이 되면 가장 먼저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는 체내 수분량을 증가시키므로 저염식을 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1회 최소 5-10분 동안, 하루 3-4회 반복적으로 시행한다. 이러한 동작은 근육을 수축시켜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돕는다.
샤워나 목욕은 아침보다는 저녁에 하는 것이 좋고, 가벼운 산책을 매일 30분 정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걷기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 이외에도 비만 역시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균형적인 식단을 지키며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급격한 체중감량도 좋지 않다. 건조한 피부는 정맥류 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다리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도 하지정맥류 예방에 좋은 방법이다. 하정외과 광주점 최승준 원장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발목으로부터 허벅지까지 올라가면서 압력이 서서히 약해지도록 만들어져 있다”며 “다리의 혈액이 고이지 않고 심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각각의 압력의 정도에 따라 동맥질환, 정맥질환, 림프질환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일반적인 스타킹은 전체적인 압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정맥류를 유발시킬 수 있다.
하정외과 광주점 최승준 원장은 “임신으로 발생한 하지정맥류는 출산 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출산 후에도 계속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며 “출산 3개월 후에도 정맥류가 남아 있다면 전문병원에서 하지정맥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