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 등이 범행 전 사고현장을 답사하는 장면이 찍힌 CCTV 화면. /사진제공=도봉경찰서동네친구를 상대로 음주뺑소니 사고를 조작해 합의금을 받은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정모(19)·이모(19)군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교 동창 사이인 정군 등은 친구 A군에게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한 뒤 골목길에서 대기하던 일당 중 1명이 고의로 오토바이에 부딪혀 합의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군 등은 지난 8일 오후 A군을 불러낸 뒤 볼링을 함께 치고 술을 마신 후 “바람 좀 쐬자”며 A군에게 오토바이 운전을 권했다.
A군은 정군을 태우고 오토바이를 몰던 중 골목길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정군의 다른 친구 1명이 갑자기 나타나 오토바이 뒤쪽에 고의로 부딪혀 쓰러졌다. A군이 당황하자 정군은 “음주운전이니 그냥 가자”며 현장을 이탈했다.
사고 발생 다음날 이군은 A군에게 전화를 걸어 “오토바이에 부딪힌 사람이 내 친구인데 음주뺑소니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게 말을 잘 해줄테니 합의금을 준비하라”며 돈을 요구했다. 정군 등은 A군의 부모로부터 100만원을 받은 뒤에도 돈을 계속 요구했다.
평소 연락이 없던 정군 등이 갑자기 술을 먹자고 연락하고 합의금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모습을 의심한 A군과 A군 부모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들이 사전에 범행 현장을 답사하고, 서로 범행을 모의한 것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술집 영수증과 진술을 토대로 A군이 사고 당시 소주 한 잔과 맥주 한 모금을 마신 것으로 보고 A군을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하지는 않았다”며 “정군 등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유사한 수법으로 돈을 뜯어낸 적이 있는지 추가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