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사우디, 200억弗 규모 투자펀드 만든다

사우디 위안화표시 채권도 발행 계획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사우디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양국이 인프라·에너지·광업 투자를 위한 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투자금을 공동 조성한다고 전했다. 양국의 투자 비중은 절반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장가오리 중국 상무부총리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발표된 것으로 사우디는 투자펀드 설립 외에도 이번주 중 중국과 200억달러 규모의 양국 기업 간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또 외국인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모하메드 알투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차관은 전날 제다에서 열린 양국 경제포럼에서 중국의 위안화 자금 조달을 위해 판다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사우디는 미국 달러 자금을 대거 빌려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사우디가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으로 해외 자금을 들여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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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이처럼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정부족에 허덕이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차입 기반을 넓히는 한편 중국에 원유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중국의 최대 원유공급국 자리를 러시아에 내줬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수입국이다.

중국으로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에서 사우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중동의 친미 맹주인 사우디와 밀착해 미국을 견제한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판다본드 발행으로 위안화의 글로벌 시장 비중을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영국 배스대의 티모 키비마키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동국가들은 중국과의 협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데 이는 미국이 중동국가에서 영향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화학·정유·전자 등 전 산업 분야에서 650억달러에 달하는 협력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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