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되는 KBS1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에서는 ‘부산 미용사 살인사건’ 편이 전파를 탄다.
2000년 7월 28일 오후 1시경. 부산시 외곽에 있는 한 농수로 안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성폭행을 당하고 목이 졸린 채 사망한 여성. 신원조회 결과, 그녀는 전날 밤 실종된 미용사, 김지혜(가명, 26세) 씨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체내에는 범인의 DNA가 남아있었다. 범인의 혈액형은 A형. 경찰은 피해자 주변 인물은 물론, 인근에 거주하는 젊은 남성까지, 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도 범인은 찾지 못했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바로 범인의 혈액형은 A형이 아니라 O형이라는 것.
▲ 집까지 400m, 귀가 도중 사라진 미용사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좋았던 걸로 제가 알거든요. 사람들도 금방금방 잘 사귀고 약간 이런 스타일인데..”
- 피해자 친구
“우린 너무 놀랐죠. 어제 저녁까지 같이 있었던 친구인데... (회식을 했던) 그 집이 지혜네 집하고 몇 백 미터밖에 안 걸리는 집이거든요? 지혜 집이 제일 가까운 거리였는데”
- 직장동료
피해자 김 지혜 씨는 동네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미용사였다. 밝고 쾌활한 성격인 그녀는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사건 당일, 피해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을 한 후 집 앞 유흥가에서 회식자리를 가졌다. 동료들과 헤어진 시간은 자정 무렵.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사라졌다. 회식장소에서 지혜 씨의 집까지는 400m 안팎, 도보로 5분 거리. 이 짧은 거리에서 그녀는 범인과 만난 것이다.
▲ 스스로 범인의 차에 탄 피해자
“차가 삑 오드만은 딱 서더라고.... 내가 사람까지 말해줬다고. 분명히 두 명이 탔거든요.... 내가 분명히 건너편에 서서 보고 있는데 사람 살려라든지 아줌마 라든지. 그런게 없었으니까 그냥 순간적으로 볼 때 태우고 문 닫고 쓱 가버렸어요.”
- 목격자
“내가 생각할 때는 분명히 면식이 있는 사람이야. 덕천동에 그 때 사람이 엄청 많았거든 많이 있는 상탠데 어떻게 그렇게 납치를 했을까.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런데, 실종 직전 지혜 씨를 보았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목격자에 의하면 걸어가는 지혜 씨 옆으로 중형차 한 대가 급정거를 했다고 한다. 차에서 내린 남성과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함께 차를 타고 떠났다는 피해자. 그런데 목격자가 말한 상황은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 당시 해당 차량에는 운전석에 있는 남자, 그리고 지혜 씨와 대화를 나눈 남자. 최소 2 명의 남성이 있었다. 평소 귀가 시간을 집에 알릴 정도로 조심성 많던 지혜 씨. 그런 그녀가 자정이 넘은 시간, 다수의 남성이 있는 차에 스스로 탄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차를 탄 이후,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달라진 범인의 혈액형
“(2000년) 당시에 사용한 단백질을 통한 혈액형 분석법에서는 이것을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DNA을 통해서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해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 황정호 복원연구관
“그 당시에 누락되었던 사람이 새로운 수사 대상자로 떠오르겠구나... 이 사람들 다시 재수사하면 충분히 용의자가 있을 수 있다.”
- 중요미제사건전담 수사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보내버린 17년이라는 시간. 사건을 전담하게 된 부산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전담 수사팀은 그 동안 발전된 기술로 지금까지 밝혀진 증거를 재조사 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바로 지금까지 A형으로 알고 있었던 범인의 혈액형이 O형이라는 것. 2000년 당시, 기술의 한계로 밝혀내지 못했던 부분을 지금의 기술로는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이다. 17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범인의 윤곽은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