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신도시 내 창업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신도시 상권 발전 느리고 임대료 높아

배후수요만 믿고 창업땐 실패 확률 커



대략 2만 가구 이상이 입주하는 신규 주거 지역을 신도시라고 한다. 지금도 동탄2신도시나 세종시, 평택, 고덕 신도시의 아파트 개발이 한창이다. 사람이 거주하게 되는 곳이기에 신도시에도 어김없이 상권이 형성되지만 상당수의 신규 창업이 실패하고 있다.

먼저 신도시의 상권 발전 속도가 무척 더디다는 점이다. 최근 신도시들은 단순히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족 기능 즉 업무벨트나 행정 기능을 갖추게 된다. 그런데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입주가 지연되면서 아파트 입주마저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역 개통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산업 개발적 호재도 더뎌지기 다반사다.

이렇다 보니 거주 인구가 빠르게 늘지 못하고 상권의 중심을 맡아야 하는 역세권 개발이나 중심상업지역의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상가는 대개 신도시 형성 초기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멋모르고 이 때 장사를 시작하면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높은 임대료도 문제다. 최근 서울 시내 도심 상권의 임대료가 무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신도시의 임대료가 그다지 높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중심상업지역, 근린상권, 단지내상가, 단독주택지 등 적어도 4곳에 많은 수의 점포가 공급되고 정해진 세대수에서 매출 나눠먹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신도시 상가들의 월세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관련기사



이 때문에 신도시 상권의 평균 점포 운영 기간은 매우 짧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커피전문점이나 마트, 이동통신점 등은 2년을 버티는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기대만큼의 상권 성장이 이뤄지는 시점은 대개 초기 개발 시점에서 적어도 3~4년은 지나서부터다. 그럼에도 점포 분양주들은 본인들이 투자한 금액에 비례한 임대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내려주지 않을 것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신도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업종은 병원, 학원, 배달음식점 정도다. 편의점, 이동통신점, PC방 등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 버티지 못했다. 창업할 때 단순히 집과 가깝다는 이유 혹은 배후에 어느 정도 가구수가 거주하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위험하다.

특히 수도권 남부 지역의 인기 신도시들은 아파트 분양 열기에 편승해 상가 분양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점포당 10억 가까운 분양가격을 통해 1층 임대료 수준은 최소 400만원 넘게 형성된다. 신도시 네임밸류는 뛰어나지만 결국 신도시 상권은 수도권의 수많은 택지지구나 소형 신도시 수준의 보편적 상권이 형성되는데 그친다.

이것이 지난 15년 동안 1.5기 신도시의 수많은 창업 사례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일반적으로 본인이 잘 아는 지역, 정확히 체득된 업종 선정과 수요 예측이 없이 신기루를 쫓듯이 창업하는 실수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박윤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