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우후죽순 금융앱…소비자만 피곤해

개발 비용도 최대 100억 넘고

기능 겹치고 사용률 미미한데

시중 6대銀 100개 넘게 선봬

인적·재정 낭비 비판 불거지자

앱 통합·기능 간소화 진행중

시중은행이 우후죽순으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디지털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은행은 뒤늦게 앱 간 기능이 겹치거나 사용률이 미미한 앱에 대해서는 간소화 작업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비용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시중 6대 은행 앱을 합치면 100개를 훌쩍 넘는다. 농협·신한은행의 경우 출시된 앱이 20개가 넘고 은행권 전반적으로 평균 10개 이상의 앱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 앱이 불어난 까닭은 각 은행이 주거래 앱뿐 아니라 대출, 송금, 각종 알림이나 특정 연령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등 세부 기능마다 별도의 부가 앱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앱은 3~4개에 불과해 오히려 앱이 소비자 불편과 피로도만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모바일 앱 시장조사 업체 앱에이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간 사용자 수 랭킹에 지난해 주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각종 플랫폼 서비스는 거의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금융 앱 중 일간 사용자 수 랭킹 10위에 부가 서비스 앱은 하나멤버스와 KB스타알림 정도만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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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개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올 들어서는 간소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원큐 비대면 인증’과 ‘하나N PB’를 종료했다. 신한은행은 은행 서비스를 전부 담은 앱인 ‘신한S뱅크’와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모아넣은 ‘써니뱅크’ 앱을 하반기 내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다음달 1개 앱의 서비스를 종료한다.

결국 불필요한 개발을 위해 인적·금전적 비용 낭비만 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앱 개발 비용은 기간에 따라 다른데 보통 기능 1~2개가 있는 앱의 경우에도 개발에 4~5개월 소요, 5~6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면서 “채팅·포인트 등 다양한 기능을 넣은 플랫폼 앱 경우에는 많게는 100억원까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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