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울릉도에 갔을 때도 파도가 심해 멀미를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멀미는 왜 나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또 멀미약은 어떻게 작용할까.
흔히 멀미는 자동차나 선박,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어지럼증이나 구토, 메스꺼움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멀미는 우리 신체 기관 중 귀와 관련 있다. 귀는 소리를 듣게 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귀에서 회전 감각을 관장하는 반고리관과 기울기, 위치 등의 감각을 관장하는 전정기관이 있는데, 이들 기관이 인지하는 움직임과 눈으로 보는 주위 환경의 움직임이 일치하지 못하고 충돌할 때 멀미가 발생한다. 창문 없는 배 안에 있을 때처럼, 감각들이 움직임을 느끼는데 시각적으로 움직임이 없거나, 반대로 동영상을 볼 때처럼 감각들은 움직임이 없는데, 시각적으로 움직임을 느낄 때,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작용 할까. 갈 때처럼 감각들의 느끼는 움직임과 시각적이 움직임이 너무 다를 때 멀미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 증상은 땀, 창백, 어지럼증, 두통, 과다 침 분비 등이며 이후에는 상복부 통증과 구역질이 느껴지다가 끝내 토하게 된다. 멀미 증상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귀에 병이 있는 경우, 차 안의 환기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차 운전 속도에 변동이 많은 경우에는 더욱 심해진다. 예민한 사람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신 사람이 옆에 있을 때도 멀미를 한다. 멀미는 평형감각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2~12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2세 미만의 유아는 전정기관이 미성숙해서 멀미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12세 이상 또는 성인이 되면 교통수단의 움직임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서 멀미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남성보다 여성이 발생 빈도가 높으며, 임신한 여성은 특히 심하다.
멀미는 증상을 보이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나 배에 탈 때는 흔들림이 적은 자리에 앉고, 창문을 통해 움직임을 확인하면 멀미가 완화된다. 버스나 자동차는 앞자리, 비행기는 날개 위쪽, 배는 가운데가 흔들림이 적다. 자동차를 탈 때 12세 미만의 소아는 뒷자리의 중간 부분에 앉아 앞쪽 넓은 창문을 통해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이동할 때는 책을 읽거나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등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행동을 줄여야 한다. 적절하게 내부를 환기해서 담배나, 음식, 휘발유, 방향제 등 강한 냄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승차 직전에는 가능한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게 좋다. 허리나 배를 꽉 조이는 옷도 답답함과 메스꺼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헐렁하고 편안한 옷을 입는 게 좋다. 초콜릿이나 사탕은 혈당을 상승시켜 멀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멀미할 때는 움직임이나 시각적인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마에 찬 수건을 올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메스꺼움이 심할 때는 찬물이나 탄산수를 약간씩 마시거나 생강, 페퍼민트 성분이 포함된 음식, 매실액 같이 신맛이 나는 음식도 도움이 된다. 또한 어깨나 목, 다리 등을 스트레칭 해 긴장된 근육을 풀면 멀리 증상을 줄일 수 있다. 관자놀이나 목덜미를 누르거나 내관혈(손목을 구부렸을 때 손목 주름에서 팔 쪽으로 손가락 세 마디쯤 올라간 부위)를 지압하는 것도 좋다. 대부분 멀리 증상을 이동이 끝난 뒤 4시간 이내에 없어진다. 하지만 그 이상 지속하거나 아이가 아파 보이면, 가능한 빨리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
멀미약은 크게 부교감신경차단제와 항히스타민제로 나뉜다. 부교감신경차단체(스콜폴라민)은 아세틸콜린이라고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차단해 각종 감각 기관들이 보내는 신호를 뇌가 못 느끼도록 하는 원리다. 스코폴라민 함유 멀미약은 붙이는 패치형이 대표적이다. 패치형 멀미약은 멀미 발생 예상 시간 4시간 전에 붙이는 것이 좋다. 피부를 통한 약물의 흡수율은 성인보다 아이가 높으므로 패치는 7세 이상만 사용가능하다. 소아용 패치는 전문 의약품으로 병원 처방이 꼭 필요하다. 성인 기준 1회 1매씩 사용하며, 패치 부착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하고 제거후에는 부착했던 부위와 손을 씻어 약의 잔여물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패치 제품의 경우 배뇨 곤란,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관련 질병을 앓는 환자는 삼가는 게 좋다.
항히스타민 멀미약은 주로 구토 및 메스꺼움을 완화해 준다. 항히스타민제 성분에는 메클리진과 미멘히드리네이트가 있다. 항 히스타민제는 진정 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졸음, 구강건조, 시력감퇴, 변비, 소변감소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내복형 멀미약에는 구토를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 속을 편안하게 하는 부교감신경 차단제, 신경 안정 효과의 비타민 B6, 각성 기능으로 졸음, 진정 등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카페인 등이 들어 있다. 츄잉형은 내복형과 성분이 크게 상관이 없다. 씹어먹는 츄잉형은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내복형과 츄잉형 모두 즉각적인 효과가 있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멀미약이다. 출발 30분~1시간 전에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 나이에 따라 복용량을 구분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멀미약도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진정제 등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이들 약에도 항히스타민이 들어있어 멀미약과 함께 먹으면 과도하게 흡수돼 오랫동안 나른하고 졸린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먹으면 졸리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