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국제유가 안정화와 중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화학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돼 롯데케미칼의 실적·수급 동시 호재가 전망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은 39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초 40만2,500원으로 정점을 찍고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6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4일 발표한 실적이 최근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 7조8,493억원, 영업이익1조 4,470억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대비 28.1%, 23.9% 올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고치였다.
국제유가가 안정돼 화학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50달러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에틸렌글리콜(MEG) 가격은 6월 저점 대비 최근 17.1% 상승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42달러를 저점으로 50달러에 근접하면서 유화제품 가격이 반등했다”며 “롯데케미칼이 판매가격 상승과 저가원료 투입에 따른 마진 개선을 동시에 누리는 ‘긍정적 재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품가격 상승에 롯데케미칼은 3·4분기에 다시 한 번 분기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8,181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화학주 중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4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롯데케미칼에 호재다. 최근 중국 정부는 환경문제를 이유로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롯데케미칼이 중국으로 폴리에틸렌 등을 더 많이 수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핵심은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에 따른 중국 수요”라며 “롯데케미칼 3·4분기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효과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케미칼은 롯데케미칼이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설립한 자회사로 지난해 11월 본격 가동을 시작해 롯데케미칼에 핵심 원료를 공급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현대케미칼은 2·4분기에 롯데케미칼에 144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안겨줬다. 노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 가동으로 지분법 이익 증가와 수익성 개선의 최대 수혜를 받는 기업”이라며 “아로마틱스 원재료의 안정적인 조달과 다운스트림 설비 정상화 등으로 높은 수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 조정기에 화학주가 주도업종으로 부각되면서 수급차원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점도 롯데케미칼에 호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롯데케미칼 주식 630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로는 8위, 화학업종 기준 1위에 해당하는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