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년후견인, 주주권 대리 행사할 수 있다" 법원 허가 조건부로 첫 판결

대기업 회장 후견인 대리권 확인 사건

서울가정법원, 법원 허가 조건으로

뇌출혈로 쓰러진 대기업 회장의 성년후견인이 박 회장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성년후견인이 법원 허가를 받아 피후견인 소유 주식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첫 판결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최근 ‘가’사 회장 A씨 아들인 ‘가’ 회사 대표 B씨와 A씨의 딸들이 제기한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의 범위 결정’ 심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A씨는 질병과 노령으로 성년후견인 도움을 받아왔고 법원이 지정한 법무법인 ‘나’가 대리권을 행사하고 있다.

‘나’는 삼화제분 주주총회를 열어 ‘가’ 회사 대표를 교체하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B씨 남매는 “후견인 권한을 초과한 행위로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는 범위결정 심판을 지난 2월 제기했다.


법원은 “‘가’ 대표·이사·감사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A씨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점이 인정된다”며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 회사 등 A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3개 회사의 대표·이사·감사를 변경하는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법원 허가가 필요한 성년후견인의 대리권 행사’에 추가했다. 법원 관계자는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 소유 주식에 대해 법원 허가를 받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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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번 판결과 함께 후견인이 A씨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법원은 “‘가’ 회사 등의 대표·이사·감사 임기가 만료된 지 1년이 넘었고 A씨의 재산 관리를 둘러싸고 B씨와 A씨의 배우자 사이에 갈등이 심한 점 등을 허가 이유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이 제기한 주주권 대리행사 청구 사건에서도 이번 판결과 같은 결과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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