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모든 옵션 테이블에", "북한 정권의 고립만 증가시킬 것" 강조

북한 탄도미사일의 일본 상공 통과로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긴급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며 한층 더 압박을 높여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이 밝혔다.

이날 오전 9시24분부터 40분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 발사는 지금까지와는 레벨이 다른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말도 전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니시무라 부장관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가겠다”면서도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위협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은 지역 내에서, 그리고 전 세계 모든 국가 사이에서 북한 정권의 고립만 증가시킬 것”이라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11일 “군사 옵션 장전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북한의 최근 메시지를 크고 분명하게 들었다”며 “이 정권은 이웃 국가와 유엔의 모든 회원국, 그리고 수용 가능한 국제적 행위의 최소 기준을 경멸했다”고 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7시8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NSC 개최 후 기자들에게 “일본을 지나 날아가는 미사일 발사 폭거는 지금까지 없는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다.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현저히 훼손하는 것으로 북한에 단호한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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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2009년에도 일본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면서 일본에 사전 통보를 했다”며 “이번 발사는 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의 목적을 명백히 군사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인 에이브러햄 덴마크는 WP에 “만약 파편 일부라도 일본 영토에 떨어졌다면 이는 사실상 공격과 다름없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하는 것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각국이 긴장을 고조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제재와 압박은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며 추가 제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러시아도 대화를 통한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니시무라 부장관은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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