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60년만에 시민 품으로

서울시, 영국대사관 점유로 100m 보행길로 정비 완료

시민들이 30일 6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을 걷고 있다. /권욱기자시민들이 30일 6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을 걷고 있다. /권욱기자


주한 영국대사관이 자리해 지난 60년간 보행이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 이어지는 100m 구간을 보행 길로 개방한다고 30일 밝혔다.

폭이 좁은 이 길은 과거 고종과 순종이 제례 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다. 덕수궁에서 선왕의 어진을 모신 선원전(경기여고 터)으로 들어가거나 러시아공사관, 경희궁으로 갈 때 거치는 길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대사관이 지난 1959년 서울시 소유의 땅을 점유해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시민들이 드나들 수 없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개방한 돌담길은 서울시 소유의 100m 구간으로 나머지 70m(대사관 정문∼직원 숙소)는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한 땅이라 개방 대상에서 빠졌다. 따라서 아직은 경복궁처럼 돌담을 따라 덕수궁 둘레 1.1㎞를 한 바퀴 돌 수 없지만 시는 나머지 70m 구간에 대한 협의도 이어가 추후 온전한 보행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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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한 돌담길은 구세군 서울제일교회 옆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덕수궁에는 개방된 돌담길과 바로 이어지는 후문이 새로 생겼다.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연내 완성되면 덕수궁에서 돌담길을 거쳐 정동길까지 쭉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이번 개방은 서울시가 2014년부터 끈질기게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려 이뤄졌다. 시는 2014년 10월 영국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하고 그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사관을 찾아가 영국대사를 만났다. 이후 2015년 5월부터 대사관 보안 문제 등 개방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는 “1960년대에 어떤 이유에선지 도로 점유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게 된 이후 이 길이 영국대사관 소유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서울시 소유 땅이라는 사실을 알고 공식 반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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