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돌아온 덕수궁 돌담길, 58년 만에 개방 '경희궁 가기 위한 길목'

서울시는 30일 오전 대사관 새 후문 앞에서 ‘덕수궁 돌담길 개방식’을 진행했다.

이날 개방된 100m 길이 구간은 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총 170m 가운데 서울시가 소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70m 구간(영국대사관 정문~대사관직원 숙소 앞)은 영국대사관이 1883년 4월 매입한 이후 지금까지 대사관이 소유 중이다. 시는 나머지 구간의 개방에 대해서도 대사관과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


폭 3~6m인 이 길은 조선시대 고종과 순종이 제례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하던 곳으로 확인됐다. 과거 덕수궁에서 선원전(경기여고 터)으로 들어가거나 러시아공사관, 경희궁으로 가기 위한 주요 길목인 것으로 전해졌다. 1959년 영국대사관이 점용허가를 얻어 길목에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된 바 있다.

서울시는 앞서 2014년10월, 영국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의 공동 추진을 제안한 바 있다. 그해 11월 박원순 시장이 대사관을 직접 찾고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단절된 돌담길을 둘러보며 개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2015년 5월 대사관과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개방 논의에 들어가, 작년 10월 개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는 보행길 조성 공사를 진행해 오면서 긴 시간 관리되지 않았던 길을 정비하고 덕수궁과 영국대사관의 담장도 보수한다고 밝혔다. 야간에도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가로등도 새롭게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덕수궁에서 돌담길로 연결되는 후문을 새로 만들었으며, 영국대사관 역시 후문을 이곳으로 옮기고 경계담장을 새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개방하는 돌담길은 대한문에서 정동으로 통하는 서소문 돌담길과는 달리 담장이 낮고 곡선이 많다”며 “담장 기와지붕은 보는 사람의 시선 아래 펼쳐져 있어 도심 속에서 고궁의 정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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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 점선으로 연결된 70m 길이 구간은 개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열린 덕수궁 돌담길 개방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찰스 헤이(Charles Hay)주한영국대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개방을 알리는 테이프를 자른 후 새단장한 돌담길을 함께 행진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 자리에서 “60여 년 간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단절의 공간으로 남아있었던 덕수궁 돌담길을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의 협의와 협력 끝에 드디어 시민 품으로 돌려주게 돼 의미가 크다”며 “덕수궁 돌담길이 온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을 언급하며, “이제 덕수궁 돌담길이 연결됐기 때문에 함께 걸어도 절대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도 “대사관이 이 땅을 공식적으로 서울시에 반환하게 돼 기쁘다”며 “서울시가 열심히 복원한 나무가 들어선 평화로운 길을 걸을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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