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결국 무산된 부천 신세계 백화점

규제강화·지자체 갈등 심화

프로젝트 추진 2년 만에 좌초





부천 상동 신세계 백화점 건립 프로젝트가 결국 추진 2년 만에 무산됐다. 새 정부 들어 골목상권 보호 목소리가 커진 데다 백화점 건립을 놓고 찬성하는 부천시와 반대하는 인천·부평구 간의 다툼이 갈등으로 확산 된데 따른 것이다. 인천시와 부천시, 지역 전통시장 상인 등 삼각 갈등 구조 사이에 놓였던 신세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소송 역풍을 맞게 됐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3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세계가 시한인 30일 내에 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 체결을 맺지 않았다”며 “신세계의 민간사업자 지위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사업 협약 불이행에 상응하는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세계가 지난 2년여 간 부천 시민과 시 행정을 우롱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소송을 통해 협약이행보증금 115억 원과 기회비용 등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는 토지매매계약 체결 기한인 지난 30일 부천시에 “중소상인단체, 인근 지자체 등 이해 당사간의 이견 및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토지매매계약 체결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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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간의 갈등, 지역 상인의 반발 사이에서 신세계가 새우 등 터진 꼴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15년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선발된 신세계 컨소시엄은 지역 상인들의 입점 반대에 매장 면적을 줄여 기존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백화점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부평구 등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부천시와 신세계는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을 5차례나 연기해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역 갈등이 해소되지 전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부천시가 갈등 해소 전 계약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건립 계획은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 무산 건의 귀책 사유를 신세계 측에만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의견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전형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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