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직업계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택배 기사들의 노동조합이 드디어 생겨날까.
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택배연대노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신고를 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택배 기사는 택배회사에 소속돼 일해왔지만 법적으로는 자영업자로 분류돼있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대신 ‘특수고용직’에 포함된 상태다.
특수고용직은 택배기사를 비롯해 대리운전기사, 보험설계사, 화물차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인터넷 설치기사 등이 해당된다. 이들처럼 특수고용직에 속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아 노조를 설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택배연대노조는 그간 법외노조로 활동해왔다.
이 날 택배연대노조는 노동자 권익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가 당장 보호해줄 수 없다면 택배 노동자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노조를 보장하라”며 노조 설립 허가에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택배연대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과거 CJ대한통운 파업 당시 사측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택배기사의 취업을 막았던 사례와 롯데택배가 회식 자리에서 회사를 비판한 택배기사를 해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록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