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을 물들인 인종차별적 구호가 던진 충격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적 인물인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이 경매에 오른다.
3일(현지시간) 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경매에 부쳐진 ‘나의 투쟁’은 드물게 남아있는 사인본으로 “오로지 순수 혈통(noble man)만이 전투에서 살아 남을 것이다! -1930년 8월18일 아돌프 히틀러”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히틀러의 친필 서명도 담겨 있다.
히틀러가 지난 1925년 1부를 출간한 ‘나의 투쟁’은 그가 반유대주의자가 된 과정을 상세히 서술했으며, 코카서스 또는 아리안 인종만이 순수혈통으로 타인종 보다 지극히 우월하다는 인종차별적 정치사상을 담았다. 또 자신이 지도자로 있었던 국가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에 대한 계획을 비롯해 독일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서도 언급한 나치 사상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경매를 기획한 미 메릴랜드주 세실카운티의 저명한 옥션하우스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은 오는 13~14일 온라인으로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면에 금테 독수리와 만자무늬가 그려진 이 책은 히틀러가 독일 총리로 선출되던 해에 생일선물로 전달된 책이다. 옥션하우스 측은 “그가 책에 서명한 날에 독일 쾰른에서 나치를 홍보하는 연설을 하고 있었다”며 “최근 샬러츠빌에서 우리가 목격한 부끄러운 사건은 이 물건을 보존 전시해 제2차 세계대전의 공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육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추정 낙찰가는 1만5,000~2만달러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히틀러가 자행한 홀로코스트의 증거물을 비롯해 전후 도쿄에서 열린 전범재판 기록물 등도 포함됐다. 최소 600만명의 유대인의 목숨을 앗아간 강제 수용소의 가스실 운용을 언급한 ‘무장친위대(와펜SS)의 위생연구소 및 실험실 소독에 관한 독일어 지침’ , 전범재판관 11명의 사진과 서명 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