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피(B.A.P) 정대현이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인상 깊은 소감을 전했다. 새내기 배우에게 비친 뮤지컬 세계는 ‘뮤지컬 정글’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잘해야 하는 게 가장 컸다”고 했다.
“첫공 때 식은땀이 계속 났어요. 하는 중간 중간 대사와 노래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시물레이션을 계속 그리면서 하다보니, 스스로 엄청 부족했던 게 보였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확실히 완전 다른 세상이었죠.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완전 소용이 없었어요. 완전 다른 세상에 뛰어든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가수로 막 데뷔했을 때 보다 더 힘들었어요. 업 돼 있던 자신감과 텐션이 한 번에 무너졌어요. ”
7월 15일 샤롯데씨어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뮤지컬 ‘나폴레옹’은 위대한 영웅 나폴레옹을 둘러싼 대 서사시를 그려낸 작품.
작품은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유럽의 18세기,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라는 강한 신념과 뛰어난 전략으로 툴롱 전투, 이집트 원정, 마렝고 전투에 이르기까지 승리로 이끌며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의 야망을 간파하고 나폴레옹을 황제의 자리까지 이끈 조력자이자 그를 이용하려 했던 정치가 탈레랑, 나폴레옹의 정치적 지지자이자 반기를 드는 동생 뤼시앙,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연인 조세핀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정대현은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의 동생 뤼시앙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노래 하나만 보고 살아온 정대현은 이번 뮤지컬 도전으로 발성, 호흡, 연기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웠다고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착하지만 가끔은 바보 같기도 한 정대현 표 뤼시앙’이 탄생했다.
“열여섯에 정치에 뛰어든 정의로운 인물이 뤼시앙이예요. 철은 없지만 세상에 눈을 빨리 뜬 친구라고 봤어요. 불의 앞에서 귀와 눈을 닫을 줄 모르는 정직함, 순수하지만 때론 바보 같기도 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선 저와 닮은 점이 있어요. 나만의 것을 표현하되 뤼시앙의 기본적인 컬러가 제대로 표현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봤어요.“
그는 계속해서 배움을 실천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프로라는 타이틀을 걸고 하는 무대에서 결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다. 그 속엔 욕심을 하나 하나 ‘내려놓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했다고 한다. ‘살면서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이었다.
“욕심을 내려놓는 것도 이번 뮤지컬을 통해 배운 점입니다.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란 마음으로 도전한 건데 다 소용 없더라고요. 모든 게 무너졌죠. 완벽을 추구하고자 하는 성격인데, 그래서 더 실수가 나오더라고요. 끊임없이 내려놓는 걸 연습했어요.”
2012년에 데뷔해 아이돌 6년차가 된 B.A.P는 9월 5일 일곱 번째 싱글앨범 ‘블루’의 타이틀곡 ‘허니문’으로 컴백한다. 새로운 뮤지컬 도전이 대현의 가수 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뮤지컬 정글’에서 살아남은 대현, 그가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뮤지컬에 도전하면서 가치관이나 음악적인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데스노트’,‘킹키부츠’, ‘헤드윅’ 등 기회만 된다면 도전하고 싶은 뮤지컬이 많아요.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표현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넓어졌다는 점이 좋아요. 컴백이요? B.A.P의 음악 색깔이 확 달라졌어요. 새로운 느낌의 장르에 도전했죠. 또 멤버들이 이제 남자로서 성숙한 느낌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성장하는 B.A.P의 행보도 기대해주세요.”
한편, 뮤지컬 ‘나폴레옹’은 오는 10월 22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