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군란(1882년) 과정에서 국방력의 부족함을 절감한 조선 정부는 무기의 근대화를 서두른다. 사진의 무기제조공장이 만들어진 것은 1884년 6월이다. 근대무기를 담당한 기기국(機器局) 소속 번사창(飜沙廠) 건물이다. ‘번사’란 흙으로 만든 거푸집에 쇳물을 부어 주조하는 것을 말한다. 건물의 크기는 길이 33m, 폭 8.5m, 높이 10m로 전체가 한 층이다. 지붕에 있는 창문은 무기를 만들 때 발생하는 열과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환기창이다. 벽돌 쌓는 방식이나 처마장식, 창문 형태 등에 당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던 중국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벽돌조 건물이자 최초의 근대적 공장 건물로 평가된다. 서울 삼청동에 있는 이곳은 조선 초기에 설치한 군기시(軍器寺)의 창고인 별창(別倉)이 있던 자리다. 역대에 군수산업의 요지였던 셈이다. 지금은 한국금융연수원 안에 포함돼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