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김승열의 Golf&Law] 모든 시설 주민에게 개방…지역친화 골프장 거듭나야

<107>영국 골프장

골프의 모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회원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할 기회가 있었다. 런던 근교의 폭스힐스라는 이름의 골프장이었다. 영국 전역 2,000여곳 가운데 100대 골프장에 선정된 곳으로 올해 영국과 아일랜드의 국가대항전 PGA컵 개최지이기도 하다.

골프장에 들어서자 고성 형태의 고색창연한 클럽하우스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헬스클럽과 수영장·테니스장 등 각종 운동 시설이 갖춰져 있다. 비회원도 다소 비싼 그린피를 지불해야 하지만 골프코스 이용이 가능한 곳이었다.


인상적인 점은 모든 시설이 지역 주민에게 개방돼 널리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클럽하우스는 물론 주차장·야외식당·수영장·테니스장 등 시설이 매우 편리하고 자연 친화적으로 배치돼 누구라도 편하게 접근하고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지역 주민의 결혼식장으로도 활용된다고 했다. 골프장과 함께 복합적인 리조트 시설이 개방돼 단순히 회원제 골프장이라고 하기보다는 주민들이 운동과 식사·휴식을 즐기면서 평온한 주말을 보내는 지역친화 시설처럼 느껴졌다. 그 때문인지 주민들도 골프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골프장이 지역주민에게 개방되고 있으나 그 범위나 빈도가 제한적인 실정이어서 좋은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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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를 제외한 대다수 골퍼들이 직접 카트를 끌면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햇살과 잔디의 부드러운 감촉을 동시에 느끼는 사람들은 얼굴 가득 행복한 표정으로 주말의 망중한을 만끽하는 듯했다. 진행 때문에 다소 서둘러야 하는 탓에 특히 주말에 여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있는 국내 골프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의 골프장 여건이 영국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골프장도 새롭게 태어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어우러진 지역친화 시설로 변모하려고 노력할 때 골프에 대한 인식이나 골퍼들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나아가 골프장으로서는 새로운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들이 지역 주민이 복합 체육시설이나 리조트처럼 이용할 수 있고 지역의 구심점 역할까지 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송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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