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코오롱·獨 바스프 합작 POM공장 내년 3분기 조기 가동] 신소재 자신감...이웅열의 퀀텀점프 시동

'전기차 소재' 수요 크게 늘어

7만톤 추가생산, 매출 2.5배↑



코오롱이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와 합작해 설립한 첨단 소재 공장을 내년 조기 가동하기로 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내년을 ‘퀀텀 점프(대도약)의 시기’로 정한 만큼 그간 투자를 집중한 신소재 개발과 신규 사업의 결실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138490)이 독일 바스프와 합작해 세운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의 폴리아세탈(POM) 생산 공장 가동을 계획보다 앞당긴다. 애초 내년 말쯤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3~4개월 앞선 3·4분기에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최근 POM 시황이 좋아지는데다 수요가 부쩍 늘어나면서 조기 가동을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 계획은 3·4분기로 바뀌었지만 완공 시기 등에 따라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POM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Engineering Plastic)’의 한 가지로 강도와 탄성이 좋고 내충격성과 내마모성·내열성·내한성 등이 뛰어나 자동차와 가전, 카메라, 시계 부품, 항공기 구조재 등으로 사용된다. 특히 POM은 경량화 과제를 안고 있는 전기차의 필수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무게로 같은 종류의 가솔린 차량보다 평균 20% 정도 더 무겁다”며 “자동주행차 등 수많은 전장 장비까지 적용되는 미래차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경량화가 필수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소재가 POM”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오롱플라스틱의 경우 5만7,000톤 정도의 POM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공장이 완공되면 7만톤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진다. 현재 POM에서만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코오롱플라스틱이 추가 생산을 하게 되면 단순 계산으로도 이전보다 2.5배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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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이번 POM 공장의 조기가동을 그동안 이 회장이 집중 투자하며 키워온 신성장동력과 신소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며 고부가가치 및 하이테크 기업으로서 코오롱그룹의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한다.

실제로 코오롱그룹은 섬유를 중심으로 한 이전의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 신약과 첨단소재·오통·환경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지향적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동안 손해를 무릅쓰고 장기 투자를 이어왔지만 내년은 이런 사업 구조 재편의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장 내달부터 시판이 시작되는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판매 실적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아울러 미국 3상 임상시험도 내년 4월부터 시작된다. 종료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미국 3상까지 통과한다면 ‘인보사’의 실적 기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세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이나 커브드·롤러블 등 플렉시블 장치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핵심소재가 될 것으로 보이는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 생산공장도 내년 상반기 중 가동될 예정이다. 생산 기술을 이미 확보한 코오롱그룹은 CP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아라미드섬유, 타이어코드와 함께 POM이나 CPI, 인보사의 성공 여부가 향후 코오롱그룹이 재계 20위까지 올랐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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