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원들이 휴일인 10일 저녁 국회 인근에서 ‘화합의 만찬’ 자리를 가졌다.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낙마한 후 생긴 지도부 공백이 당의 분열로 악화되지 않도록 단합하는 자리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울지를 포함한 차기 지도체제 방식에 대해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바른정당 의원 18명은 국회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약 2시간 반 동안 저녁을 함께했다. 이 전 대표와 건강이 좋지 않은 정병국 의원을 제외한 의원 전원이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손수 중국 술을 가져와 의원들에게 일일이 술을 따라주며 “동지 여러분. 바른정당과 우리 모두의 우정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로 당내 화합을 독려했다. 김 의원은 대선 이후 ‘절주모드’를 유지했으나 105일 만인 이날 처음 술을 마셨다고 한다.
특히 이날 만찬 자리에서 당내 대표적 ‘통합론자’인 김 의원과 ‘자강론자’인 유 의원이 러브샷을 하며 화합의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비대위원장을 수용할 의지가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찬 자리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갈 것인지, 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면 저도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할) 각오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속 의원 18명이 모여 사실상 의원총회나 다름없었던 이날 만찬 자리에서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합의는 이끌어지지 않았다.
만찬 초반부에는 ‘위하여’라는 건배사가 수차례 흘러나올 만큼 분위기가 좋았으나, 후반부 들어 지도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되자 분위기는 잠잠해졌고 일부 의원들은 잠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 의원은 식당을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내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대해) 찬성한 분도 있고 반대한 분도 있고 이야기가 다양했다”며 “전혀 결론이 나지 않았고, 당내에서 많이 논의돼야 할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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