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라가르드 IMF 총재의 충고] "文 '소득주도성장' 공감하지만 성장 속도에 맞춰 완급 조절을"

분배정책 균형·신중 기해야

한국 경제 성장률 3% 전망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욱기자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욱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문재인 대통령의 성장 담론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잇따라 내놓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판결 등 정책 기조에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올리면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고 경제성장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긍정평가를 하면서도 “균형과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재무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언급, “경제 성장 속도와 발맞춰 이런 정책들을 진행해야 한다”며 “그리스에 ‘천천히, 빠르게’라는 말이 있다. 변화를 계속해서 진행하지만 안정적인 진행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총론에 공감대를 표하면서도 한국의 완만한 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분배 정책 추진 속도가 과도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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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는 한국 경제의 잠재적 악재로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노동인구가 10만명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산성 감소도 심각한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가 어려워하는 부분이지만 직면한 과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라가르드 총재는 육아 복지 확대 등 사회 안전망 강화를 주문했다.

북한 리스크를 두고서는 “(북한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거나 심각해질 때 하방 위협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3.5%의 실업률, 1.9%의 물가상승률, 경상수지 흑자 등을 종합해봤을 때 어려운 환경에도 경제가 굉장히 탄탄한 모습”이라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 내년 3%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한국 경제는 부정적 상황에서 여러 차례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고 다양한 무역 협정을 맺고 있다”며 “한국 국민들의 강인함을 봤을 때 한국 경제는 계속해서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모든 갈등이 긍정적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라가르드 총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높은 여성 참여율은 성장을 촉진하고 불평등을 감소시킨다”며 “민간 회사에서도 여성들을 더 참여시키면 회사 자체의 여건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문재인 정부가 내각 수장의 30%를 여성으로 채운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한국에서의 6박7일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 외에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비롯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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