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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SBS 회장 사임…“소유·경영 분리”

아들 윤석민 의장도 물러나

노조 "소나기 피하려는 꼼수"



윤세영(84·사진) SBS미디어그룹 회장과 아들인 윤석민 SBS이사회 의장이 11일 SBS와 관련한 주요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이날 SBS 사내 방송을 통해 직접 발표한 담화문에서 “SBS미디어그룹 회장과 SBS미디어홀딩스 의장직을 사임하고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를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민 의장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콘텐츠허브·SBS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도 모두 사임하고 대주주로서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비상무 이사 직위만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최근의 방송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언론사로서 SBS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이런 저의 충정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공정방송에 흠집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윤 회장 부자의 이날 사임은 SBS 내부에서 “대주주가 SBS 보도에 개입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SBS 노조는 윤 회장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보도본부에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 등의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주장했으며 이후 SBS에서는 직능단체와 기수별로 윤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이 이어졌다. 윤 회장의 사임에 대해 윤창현 SBS 노조위원장은 “노조의 요구안이 전달되기도 전에 사퇴하겠다는 것은 소나기를 피하겠다는 꼼수를 피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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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의 사임과 관련해 박정훈 SBS 사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대주주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보도·제작·편성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방송의 최우선 가치로 받들 것이며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태영그룹 회장을 맡던 지난 1990년 SBS를 창업한 뒤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으며 한국방송협회 부회장, 국제언론인협회 한국위원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윤 회장은 2011년 SBS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가 5년 만인 지난해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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