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발언대] 믿고 응원하며 기다리기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요즘 류현진 선수가 뜨겁다. 지난 2년간 우리의 기억 속에 잠시 잊혀졌던 류현진 선수는 기나 긴 부상과 재활을 이겨내고 LA다저스의 좌완 선발 투수로 다시 돌아왔다.


류현진 선수는 후반기 8경기에서 45이닝 13실점 방어율 2.56의 성적을 내는 등 커쇼, 우드 등 주축 선발의 잇단 부상공백을 완벽하게 메꿈으로서 2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A다저스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전에서 4이닝 6실점하며 뜨거웠던 후반기 첫 부진을 기록했던 류현진 선수는 지난 6일 리턴매치에서 6이닝 1실점 7삼진을 기록하며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언론은 류현진 선수의 재기 이유에 대해 되찾은 직구 구속, 컷패스트볼 신무기 장착, 칼날 제구력 등 기술적인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인드, 혹독한 재활훈련을 이겨낸 성실함, 그리고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가족과 팬, 대한민국이 있었다.


이러한 류현진 선수의 활약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크건 작건 누구에게나 시련의 시기는 있다.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성장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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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은 류현진 선수의 재기를 계기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선 사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사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모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4번의 임용고시 낙방 후 5수 만에 합격 후 장애아동 특수교사가 된 사연, 갑작스런 발병으로 휠체어를 타게 되었지만 인내와 끈기로 재활에 성공해 다시 사회로 복귀한 20개월 딸을 둔 아빠, 할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방황 끝에 홀로계신 어머니를 지키며 희망을 요리하는 20대 청년요리사 등 어려움을 이겨낸 사연들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적시고 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 선수는 농협은행의 홍보모델이다. 류현진 선수가 한창 전성기이던 2013~2014년 계약은 신의 한수였다. 하지만 2015년 부상과 수술, 재활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을 때 운동선수와의 모델계약은 리스크가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해 말 모델 연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홍보효과 측면에서 볼 때 재계약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직원 대다수는 농협은행이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것은 옳지 않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은행이 농협은행이 아닌가. 류현진 선수가 재기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자 힘이 되자”라는 의견을 냈다.

농협은행은 믿고 기다렸고 류현진 선수는 재기해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다시 우뚝 서며 농협은행에 답했다. 류현진 선수는 부상과 재활의 고통보다 자신을 응원해주신 분들께 마운드에서 선 류현진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분들이 있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있다. 과거에 있었거나 지금 겪고 있거나 혹은 미래에 다가 올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린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딛고 일어설 수 있다.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과 그런 분을 믿고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을 응원한다. 힘을 내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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