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성년 제자 성폭행·추행한 배용제 시인 1심서 징역 8년

수시전형 준비 고교생 상대

실기교사 권한 악용·영향력

法 “진지한 반성은커녕 책임

회피…피해자들 엄벌 탄원”

시인 배용제씨가 미성년 고교생 제자들을 여러 차례 성폭행·성희롱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씨에게 12일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성폭행 치료 프로그램 이수 200시간을 명령했다. 배씨는 지난 2012∼2014년 자신이 실기교사로 근무하던 경기도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미성년자였던 문예창작과 여학생 A양 등 5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피고인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이 합심해서 나를 악인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도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탄원하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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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따르면 배씨는 2013년 3월 A양에게 “너의 가장 예쁜 시절을 갖고 싶다”며 입을 맞추고 추행했다. 그는 또 같은 달 지방에서 백일장 대회가 열리자 A양에게 “늦게 끝나니까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하라”고 시킨 뒤 창작실로 불러 성폭행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같은 학교 B양에게도 과외 수업을 그만 둘 것처럼 말해 겁을 준 뒤 성추행했다. 이 밖에도 배씨는 2011년 학교 복도에서 한 여학생이 넘어지자 속옷이 보인다고 말하는 등 2013년까지 총 10여 차례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았다. 피해자들은 대학 수시입학 전형에 반영되는 문예창작대회 수상 경력 때문에 담당 실기 교사였던 배씨의 범행에 맞서지 못했다고 한다. 배씨는 평소 “문단과 언론에 아는 사람이 많다.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며 영향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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