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새 통합지수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동안 KRX100·KTOP30 등 비슷한 지수를 내놓고 운영하고 있지만 큰 차이점이 없어 지수 범람으로만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종목을 아우르는 통합지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 안건을 다루는 셀트리온을 붙잡기 위해 거래소가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을 코스피200에 편입할지, 새 지수를 만들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새 지수 개발로 결정될 경우 구성에 시가총액 외 자기자본이익율(ROE)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코스닥 기업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새 통합지수의 효과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코스피200 편입이 거래소 내부 이견으로 어려워지자 임시방편으로 진행되는 성격이 강하고 과거 비슷한 이유로 개발된 지수들이 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KRX100과 KTOP30은 지수 개발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관련 상품 추종 자금이 늘지 않고 정체된 상황이다.
선진 시장과 비교해 국내 증시에 거래소가 만든 지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거래소가 만든 지수는 240개가 넘는데 이는 120개 정도인 일본거래소의 두 배에 이른다.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지만 실제로는 지수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KTOP30의 경우 개발 당시 코스닥 종목 편입으로 대형주 위험 기여도와 시장 괴리감을 줄이겠다는 취지와 달리 현재 코스닥 종목은 셀트리온 하나만 편입돼 있다. 최근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지수에서 빠진 탓이다. 만약 셀트리온마저 코스피로 옮겨가면 코스닥 종목은 전무한 지수가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 지수를 만들기보다 지수 리밸런싱 등 사후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