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한다.”
송은재(하지원)가 어김없이 바닷가를 달리는 새벽 시간, 내과 진료실에도 불이 켜 있었다. 곽현(강민혁)이 인체 모형을 상대로 기관 내 삽관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 이를 시도할 때마다 아득해지는 정신과 떨리는 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머리나 심장이 아무리 방해해도 손으로 기억하고 싶다는 현에게 은재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담담한 공감을 전했다. “실전에서는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걸 쓴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현에게 보내는 지극히 송은재다운 덤덤한 응원이었다.
#.“의사는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현은 은재가 일하는 거제제일병원 응급실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인체 모형을 상대로 한 연습만으로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던 무속인 박오월(백수련)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현은 “할머니가 쓰러진 날, 선생님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할머니 돌아가셨겠죠?”라며 자신의 두려움과 망설임을 은재에게 고백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환자를 놓치는 그런 의사로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 이에 은재는 “의사는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는 단호한 충고를 건넸다. 실패의 대상이 사람이라는 게 잔인한 일이지만, 그래도 현의 실패가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것. 이어 “이 손아래서 죽어간 환자가 얼마나 될 것 같아요? 선생님 보다 몇 배는 될 거 같지 않아요?”라며 덤덤한 위로를 건넸다. 곧이어 머쓱한 듯 위로가 아니라 충고라고 말했지만, 은재의 충고는 늘 현에게 위로가 되어 그를 성장시키고 있다.
‘병원선’ 측은 “송은재는 위로보다는 충고를, 달콤한 거짓보다는 쓰디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라며 “그 충고를 올바르게 받아들일 줄 아는 곽현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될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