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진급 셀프 추천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근속 기간과 관계없이 직원 스스로 승진 시기를 정해 심사를 받는 방식으로 선임(대리·과장)으로 갓 승진한 직원이 곧바로 다음 해에 책임(차장·부장) 승진에 지원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사무기술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초 승진 심사부터 자기 자신을 진급 대상자로 추천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최소 근무 연한이나 팀장의 추천 없이도 조기 승진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선임으로 근무한 지 8년이 지나야 책임 진급 자격이 부여됐고 조기 승진도 직속 팀장 추천이 필요했다.
단 진급 셀프 추천제는 ‘선임→책임’ 과정에만 해당한다. 사원의 경우 조기 승진 여부를 평가할 만한 뚜렷한 성과를 제시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점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급 기회 확대로 팀장이 될 수 있는 기간도 대폭 짧아졌다. 능력을 인정받아 조기 승진하면 신입사원 입사 후 6년 차에도 팀장을 맡을 수 있다. 종전에는 팀장이 되려면 빨라도 14년이 걸렸다.
LG이노텍의 파격 실험은 ‘공정한 진급 기회 제공’으로 구성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다. 열심히 일하고 능력도 뛰어난 직원이 승진 심사 연도를 직접 정하게 함으로써 경력 개발의 선택권을 존중한 것이다. 진급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심사를 연기해 탈락 걱정을 덜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도전적이고 준비된 인재를 더 빠르게 성장시켜 큰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조직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진급 셀프 추천제에 앞서 ‘사내 공모제’도 지난 2015년부터 도입했다. 사내 공모제란 직원(책임)이 원하는 부서의 팀장 자리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로 사내 모든 팀장 및 해외 주재원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최고경영자(CE0)와의 인터뷰 등을 거쳐 팀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직원들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그곳의 리더가 될 수도 있다. 조직 설계 제안을 하면 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조직을 신설하고 해당 조직의 팀장으로 발령받을 수 있다.
LG이노텍은 7월부터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존 직위·연공 중심의 5개 직급 체계를 사원·선임·책임의 3단계로 축소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