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박상구 부장판사)는 무보가 온코퍼레이션에 청구한 상환금 소송에서 지난 11일 원고 전액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무보는 온코퍼레이션으로부터 7,920만달러(약 897억원)를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 소송은 당사자 주소를 알 수 없어 피고의 변론 없이 원고 청구만 검토하고 끝내는 ‘공시송달’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보 관계자는 “온코퍼레이션을 상대로 낸 다른 소송 결과까지 합치면 약 1,000억원대 채권에 대해 돌려받을 권리를 획득했다”며 “조만간 1,500억원에 이르는 전체 채권에 대한 회수 권리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코퍼레이션은 중국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위탁 생산해 세계적 TV 제조사였던 ‘RCA’ 브랜드를 붙여 월마트·베스트바이·아마존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던 회사다. 이 업체는 TV 수출을 위해 무보의 단기수출보험(EFF)에 가입한 뒤 이를 보증 삼아 KEB하나은행·농협은행·기업은행에서 약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품질 불량이 대량으로 발생해 미국 유통기업들로부터 대금 지급을 거부당하고 자금난을 겪다 대출금 1,500억원을 남긴 채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 무보는 시중은행들에 이 돈을 고스란히 갚아야 했다.
일단 무보는 소송을 통해 온코퍼레이션에서 손실 채권을 되돌려받을 권리부터 확보하기로 했다. 소송 결과를 근거로 미국 현지에 남은 영업망과 재고 등 온코퍼레이션의 자산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파산한 회사로부터 손실을 전액 보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보 관계자는 “온코퍼레이션의 미국 내 재산 조사부터 차근차근 진행해나가면서 필요하다면 현지 소송을 통해서라도 채권을 모두 돌려받을 것”이라며 “다만 실제 회수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