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기업 전용 인터넷·스마트폰뱅킹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으로 모든 은행이 개인용 인터넷·모바일뱅킹에 주력하는 사이 KEB하나은행은 일찌감치 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기업대출을 더 신속하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기업 전용 카카오뱅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기업 전용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1Q뱅크 기업’를 업그레이드해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업 디지털금융 고도화 프로젝트를 위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20일까지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메뉴 구성을 간결하게 바꾸고 공인인증서·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이용을 조건에 따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기존 가계대출 상품에만 적용됐던 영업점 무방문 서류제출 서비스를 기업대출 상품에도 확대·적용하기로 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영상통화로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활성화되지 않았던 기업고객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은 은행의 ‘큰손’이고 주 수익원이지만 거래 단위가 커 보안이 용이한 오프라인 영업이 고착돼왔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돌풍에 착안해 개인고객용뿐 아니라 기업용 플랫폼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기업 전용 플랫폼 개발에는 IBK기업은행(024110)이 내년 초를 목표로 뛰어들고 있지만 대·중소기업을 망라한 인터넷·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것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개인고객에 이어 기업고객을 위한 시중은행들의 쉬운 플랫폼 개발 경쟁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