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팬오션 부활...하림·JKL "신바람 나네"

팬오션, 벌크선 회복에 수익 호전

곡물사업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

하림, 지분가치 2년반 만에 '2배'

제일홀딩스 IPO로 차입금 전액상환

JKL은 5% 블록딜로 원금회수 나서





두 번의 법정관리를 이겨낸 팬오션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데다 벌크선 운임이 오르는 등 업황까지 좋아지며 성공적인 투자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가격이 비싸다며 한때 ‘승자의 저주’ 논란도 불거졌지만 인수 2년 6개월 만에 투자금의 2배 이상으로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두 회사는 ‘어깨춤’을 추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가 팬오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포세이돈2014유한회사는 보유 중인 팬오션 주식 2,720만주(5.08%)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주간사를 메릴린치로 선정해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돌입했으며 주당 매각가격은 13일 종가(6,570원) 대비 2.6~5% 할인율이 적용된 6,240~6,422원이다. 팬오션은 해외 사업 시너지를 위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원매자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은 2013년 6월 모기업이던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STX팬오션에서 팬오션으로 사명을 다시 바꾸고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하림그룹은 JKL과 손을 잡고 1조80억원 수준에 팬오션을 인수했다. 인수금융으로 4,400억원가량을 마련하고 JKL파트너스가 1,75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하림이 투입한 자금은 2,000억원 수준이다. 하림은 브릿지론 1,580억원과 선순위 800억원을 순차적으로 갚았고 최근 팬오션의 최대주주인 제일홀딩스(003380)의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마련해 차입금 전액을 상환했다.


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하고 부채비율을 낮춰 장기공급선 위주의 경영을 했다. 업계 시황을 나타내는 벌크선운임지수(BDI)는 2016년 2월 290포인트라는 역사적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1,000포인트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팬오션은 이에 대비해 연초부터 중고선 매입 및 기간 용선 확대를 통해 원가 고정에 힘을 쏟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1조1,554억원까지 늘었다. 영업이익도 897억원을 기록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3년 만에 벌크 수요 증가세가 선복량 증가세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팬오션의 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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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하림그룹 최대 주력 계열사로 키워냈다. 팬오션 덕분에 자산규모를 키워 재계 순위 30위 내에 진입하기도 했다. 곡물 운송 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곡물 사업도 시작해 점진적인 물량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JKL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 12.72% 중 5%가량을 블록딜로 매각한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지분은 중장기 관점에서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블록딜로 투자금액을 이미 회수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팬오션의 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했을 때 원금의 네 배 수준의 수익을 거뒀다”며 “당시 팬오션의 경영실적에 따라 JKL이 보유한 주식 중 30%를 주당 3,520원 수준으로 매입하겠다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해 두 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이날 0.99% 오른 6,100원으로 장을 마쳐 시가총액이 3조2,000억원을 넘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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