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LS 인덱스 펀드가 시장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코스피 상승에 글로벌 증시까지 활황을 보이며 ELS 시장이 커지자 분산 효과를 꾀할 수 있는 ELS 인덱스 펀드에도 자금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국내에 설정된 ELS 인덱스 펀드는 두 개다. 삼성자산운용이 2014년 8월에 ‘삼성ELS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을 출시했고, 다음 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증권투자신탁’을 내놨다. 두 펀드는 컨셉이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잔여 만기가 다른 ELS를 편입한 후 자산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지수를 추종해 운용한다. 쉽게 말해 만기가 다른 ELS들이 각각 만기수익률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지수의 변동에 따른 수익률이 합산돼 최종 수익률이 나오게 된다.
삼성ELS인덱스 펀드는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탁스(EUROSTOX)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에 투자한다. 모두 동일한 구조의 ELS로 만기만 다른 13개의 ELS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 상환조건은 매 6개월마다 95,95,90,90,85,65%이고 스텝다운형 구조다. 스텝다운형 구조 ELS이나 녹인(knock-in·원금 손실) 조건이 없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가 투자하는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세 가지다. HSCEI와 유로스탁스50, 코스피200이 기초자산이 되는데 결과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ELS는 코스피200+HSCEI 5개, 코스피200+유로스톡스50 ELS 5개, HSCEI+유로스톡스50 10개 등 총 20개를 편입한다. 상환조건은 매 6개월마다 95,95,90,90,85,65%이고 스텝다운형으로 역시 녹인 조건이 없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가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펀드자금의 운용 방식도 다르다. 삼성ELS인덱스 펀드는 대부분의 펀드 자금을 ELS에 투자하는 반면,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는 50~100%로 조절이 가능하다. 삼성ELS인덱스 펀드가 펀드 자금의 95%를 담보로 받고 대부분을 대신증권(003540)에 넘긴다. 대신증권은 넘겨 받은 자금으로 자체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고, 삼성운용은 ELS 인덱스 수익을 받는 스왑 방식으로 운용된다.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는 펀드 자금 대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한다. NH투자증권(005940)과 파생계약을 통해 만기시 손익만 주고받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채권과 파생상품의 혼합형 상품인 셈이다.
지수 산출 방식도 다르다. 삼성ELS인덱스 펀드가 증권사의 호가를 제시받는 것에 반해 한투ELS솔루션 펀드는 민간채권평가사가 공시한 공정가액을 가지고 인덱스를 산출한다.
같은 듯 다른 두 상품은 2014년 설정 당시만 해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ELS의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하락하며 ELS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고,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졌다. 또한 출시 당시에는 ELS를 이용한 분산투자로 리스크는 줄이지만 수익률은 ELS에 투자하는 것보다 낮아 주목받지 못했다. 올 초 홍콩H지수가 상승하자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특히 코스피지수의 상승으로 시장의 관심이 급증했다. 삼성ELS인덱스 펀드에는 연초 이후 848억원이 모였고,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에는 1,100억원이 들어왔다.
ELS에 직접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리스크를 낮췄기 때문에 수익률도 성공적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3일 기준 삼성ELS인덱스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0.98%, 2년 수익률은 28.77%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3.95%, 24.44%다. 두 상품의 목표 수익률이 연 4~6% 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 펀드가 ELS 지수를 기계적으로만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아닌 전문가가 직접 위험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해주는 ‘솔루션’에 방점을 두고 있어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주가 상황에 맞춰 편입하는 ELS를 조절해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LS 펀드는 출시 당시부터 장기적인 수익률에 초점이 맞춰 만들어진 상품”이라며 “국민은행을 비롯한 판매사들의 추천상품에 이름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ELS 펀드의 가장 적합한 투자기간은 3년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단기 투자의 경우 위험 노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회사들이 고위험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문제가 있으면 금융감독원이 ‘판매중지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ELS 펀드로 ELS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도 재테크 투자의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