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콜센터에 협박성 민원을 제기한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가스 누출로 아이가 죽을 뻔했다고 주장하며 금품까지 요구했지만, 조사 결과 ‘미혼’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8일 업무방해와 공갈미수, 상해, 강요 등의 혐의로 A(3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0일부터 5일 동안 도시가스 콜센터에 217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 하루 평균 5시간씩 민원을 제기하며 콜센터의 업무를 방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초 “집에 가스가 샌다”며 전화를 걸었다. 이어 콜센터 직원의 안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A씨는 상담원에서 팀장과 실장, 센터장으로 대상을 바꿔가며 민원을 제기하다가 “가스 누출로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150만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사에 제보하겠다”고 금품까지 요구했다. A씨는 또 “우리 아이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빌어야 하니 퇴근하지 말고 회사에서 기다려라”며 “전화하면 즉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당 상담원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까지 4세의 어린 쌍둥이 자녀와 회사에서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급기야 부산지역 도시가스 사무실을 직접 찾아 직원 2명을 폭행했다. A씨의 폭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여성 센터장은 통화 도중 실신하기까지 했다. 일부 상담원들은 환청 등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A씨를 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는 미혼이었으며, 집에는 가스 누출 등의 피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대방이 그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