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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톡]‘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란 엽기 제목에 거부감이 든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오른 스미노 요루의 첫 소설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와 함께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요루노 야스미’라는 필명으로 소설 투고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원고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 이 작품의 시작이었다.

/사진=NEW/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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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파격적인 타이틀로 눈길을 끌었다. 섬세한 문체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고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출판사 편집자의 눈에 띄어 책으로 출간, 2016 일본 서점 대상 2위, 연간 베스트셀러 1위 등 누적 발행부수 200만 부를 돌파하며 열도를 뒤흔들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와 함께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나’와 학급 최고의 인기인 ‘그녀’, 전혀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이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 드라마.

맹장수술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던 ‘나’는 대기실 의자에서 동급생 ‘그녀’ 사쿠라의 비밀일기 ‘공병문고’를 발견한다. ‘공병문고’ 에는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다는 비밀이 적혀 있었다. 주위 친구들과의 ‘일상’이 깨어질까봐 사쿠라는 이 사실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밝히지 못한다.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어 교실에서 자진 고립된 채 살아가는 남학생, ‘나’는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면서 사쿠라와 잠정적인 친구 계약을 맺는다.

그렇다면 강렬한 제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사실 동명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목에서부터 거부감을 보이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알고 보면 제목이 내포하는 건 전혀 엽기적이지 않다. ‘사랑한다’의 다른 표현이다. 즉 연인들이 말하는 ‘사랑해’란 표현 그 이상을 말하고자 함이다. 상대방의 영혼, 또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싶다는 가장 아름다운 진심을 담았다. 그만큼 단순한 청춘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을 사는 법 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제목, 그 원작을 영화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일본 열도를 ‘너의 췌장’ 신드롬으로 물들인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오는 10월 한국 관객들을 찾아온다. 일본에서 9월 2주차 주말(9/9~9/10) 수익 30억 엔을 돌파, ‘은혼’에 이어 2017년 실사 영화 흥행 2위의 성적을 거두며 현재진행형 ‘너의 췌장’ 신드롬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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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감성의 일본 청춘 영화, 그 중심에 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포스터 /사진=NEW독보적 감성의 일본 청춘 영화, 그 중심에 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포스터 /사진=NEW


원작의 감동을 이어 청춘의 아련한 기억을 대변해줄 일본 대표 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진난만한 웃음 뒤에 비밀을 숨긴 채 살아가는 ‘사쿠라’ 역에는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스타 하마베 미나미가 맡았다. 타인에게 흥미가 없는 도서위원이자 반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는 소년이지만, ‘사쿠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로 등장하는 ‘하루키’ 역에는 락밴드 ‘DISH//’의 멤버이자 영화 <양지의 그녀><디스트럭션 베이비>, 드라마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등 화제작에 출연한 일본 차세대 스타 키타무라 타쿠미가 맡았다.

영화판에선 원작에선 볼 수 없었던 12년 후의 주인공들의 모습과 함께 과거와 현재, 두 시간의 축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 속 ‘하루키’의 12년 후의 모습으로 분한 배우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아름다운 그대에게], 영화 <크로우즈 제로><은혼>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배우 오구리 ㅤㅅㅠㄴ이다.

배우 오구리 ㅤㅅㅠㄴ은 이번 영화에 대해 “‘좋아해’나 ‘싫어해’ 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정화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는 12년 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과거의 그리움을 가진 채 살아가는 ‘하루키’의 어른이 된 모습을 통해 청춘을 지나온 전 세대 관객층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러브레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대변되는 일본 청춘 영화, 그 원점으로의 귀환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고교생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것’,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영화칼럼니스트 기히라 테루유키), “마지막 장면에서 누구든 통곡하게 만든다”(영화칼럼니스트 아츠미 시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말 못할 심정이 전해져 오는,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영화”(칼럼니스트 후루야마 에리) 등 일본 평단의 호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란 강렬한 제목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될 이번 영화는 오는 10월 25일, 우리 곁을 찾아온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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