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신용대출로 우회한 대출이 있는지 점검하겠다며 경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 등 우회로를 찾아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부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종합대책에 신용대출 증가를 부추기는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규제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 기타대출이 3조4,000억원이나 늘어 3조1,000억원 불어난 주택담보대출보다 증가 폭이 더 컸습니다.
8월 기타대출 증가액은 전 달인 7월 1조 9,000억원의 2배 가까운 수준이고, 역대 최고치입니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되는데, 신용대출이 3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8ㆍ2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달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음에도 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통CG 은행 총 가계대출 증가액 7월 9조5,000억/ 8월8조8,000억)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대출 수요가 신용 대출 등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수치상으로 드러난 겁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주말 한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풍선효과를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최 위원장은 “신용대출이 8월에 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풍선효과’가 그렇게 심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특정은행의 특정대출 상품이 1조원 정도 풀렸고,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죄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본격적인 영업이 지난달 시작됐고, KB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 대상 저금리 신용 대출을 시작하는 등 규제와 상관없는 요인도 작용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하나하나 뜯어보면 풍선효과가 나타날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찬찬히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만약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신용대출로 대출했다고 하면 금감원 검사 등을 통해 발견하고 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당국은 가계부채종합대책 중 하나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가이드라인에 마이너스통장 한도 자체를 부채 총액으로 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에서 100만원을 사용했어도 DSR은 1,000만원 대출을 받은 것과 같게 보겠다는 겁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