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 "직원들 고통 호소 잇따라"…美 쿠바대사관 폐쇄 검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지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반세기 만에 재개설됐던 미국의 쿠바 주재 대사관이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바 아바나에 개설된 대사관을 폐쇄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에서 뇌손상과 청력손실로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인터뷰에서 “특정 개인이 고통받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우리는 그들 중 일부에게 귀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바나 대사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직원들의 건강이상 사례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직원 21명이 비슷한 괴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오바마 전 행정부가 쿠바와 국교를 회복한 데 대해 “끔찍하고 잘못된 거래”였다고 비난하며 대 쿠바 제재조치 등을 복원해왔지만 대사관 폐쇄는 양국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리는 가장 극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대사관 폐쇄 검토 나선 이유는?

괴증상 잇따르자 특단의 조치

美, 쿠바정부 음파공격 의심도


미국이 아바나 대사관 폐쇄라는 극단적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현지 주재 외교관들이 겪는 괴증상이 쿠바 정부의 공격으로 발생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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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관계가 다시 급격히 악화된 데 불만을 품은 쿠바가 ‘비밀스러운 음파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음파 공격이 이뤄진 곳으로 미 정부와 언론이 지목하는 쿠바 현지 호텔 4곳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쿠바 방문 당시 양국 대사의 회동장소로 여기에는 쿠바 정부가 소유한 호텔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 올 들어 쿠바 측에 이 문제를 공식 항의했지만 지난달에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미 의회가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CBS는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이 쿠바 주재 외교관들이 음파 공격에 시달리지 않도록 틸러슨 장관에게 진전된 조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쿠바와의 단교를 선언했던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대사관 폐쇄 검토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으며 올 6월에는 쿠바에 대한 금융거래와 여행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새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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