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부정채용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련 비리 수사를 받고 있는 하상용 전 대표가 19일 검찰에 출석했다./연합뉴스분식회계·부정채용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리를 둘러싼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는 하성용 전 대표가 19일 검찰에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하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경영 및 방산 비리 의혹 전반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하 전 대표는 소환 예정 시각(9시 30분)보다 조금 이른 오전 9시 17시분께 출석했다.
하 전 대표가 직접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7월 14일 경남 사천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하 전 대표는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분식회계, 채용비리 등 의혹으로 KAI가 비리의 온상처럼 지목되고 있는데 경영자로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오해가 있다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자기 비자금이 정치권에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검찰은 하 전 대표를 상대로 대규모 분식회계, 원가 부풀리기, 부정 채용, 비자금 조성 등 KAI를 둘러싼 각종 경영비리 의혹 전반에 관여했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2013~2017년 KAI 대표로 있던 하 전 대표는 경영비리 혐의 전반에 깊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KAI가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을 군 당국에 납품하면서 전장 계통 부품 원가를 수출용보다 높게 부풀리는 식으로 100억 원대 이상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수사해왔다.
KAI가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 이라크 공군 공항 건설 등 해외 사업에서 수익을 회계기준에 어긋나게 재무제표에 넣는 등 수천억 원대 규모로 분식회계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분식회계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하 전 대표가 연임을 위해 실적을 부풀리고자 분식회계를 직접 지시하거나 묵인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잡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유력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 고위 간부에게 청탁을 받고 부당하게 사원 10여 명을 뽑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채용 실무를 주도한 KAI 간부에게 하 전 대표가 직접 유력 인물 친인척을 채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대표는 검찰이 방산비리 수사를 본본격화하자지난 7월 20일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표직을 내려놨다. 검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하 전 대표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