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토이저러스 몰락이 주는 교훈 되새겨야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가 끝내 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세계 1,600개의 매장과 115억달러(약 13조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장난감 왕국’이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채무연장에 실패하며 기업회생 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토이저러스의 몰락은 무엇보다 온라인쇼핑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디지털 환경 변화를 읽지 못했던 탓이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 강자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도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선별하는 능력을 제때 키우지 못했다. 토이저러스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5월에야 아마존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온라인쇼핑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시장은 이미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인터넷을 받아들인 시점이 지나치게 늦은 셈이다. 경영진이 “우리의 혁신능력은 경쟁사에 비해 10년이나 뒤처졌다”며 통렬히 반성했지만 만시지탄일 뿐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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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처럼 시장 트렌드를 외면했다가 한순간에 추락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휴대폰 강자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등장이라는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몰락한 게 단적인 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의 흥망성쇠가 한순간에 좌우되는 세상이다. 이럴수록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오프라인 시대의 규제를 모바일 세상에 적용한다면 산업 전체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데도 우리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며 대형마트 규제라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에 매달려 있다. 정부는 의무휴업제를 백화점·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한다며 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소비행태 변화와 이에 따른 온라인 중심의 시장 재편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업도 정부도 살아남자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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