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모든 나라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로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며 120여명의 세계 정상급 인사가 연설을 경청했다. ★관련기사 7면
이는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입장보다 강경한 쪽으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추가 도발을 하면 더 강한 조치를 찾아야 한다는 발언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추가 미사일 발사를 할 경우 유엔이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원천봉쇄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유엔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도발과 (유엔의) 제재가 갈수록 높아지는 악순환을 멈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오늘날 유엔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화의 문도 열어놨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 모든 변하지 않는 사실들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며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욕=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