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수종이 ‘화이트리스트’로 인한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친정부 성향의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20일 한 매체는 “2010년 말 국정원이 ‘연예계 좌파실태 및 순화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보고서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좌파 연예인들의 실태를 정리하며 반대로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육성하려는 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연기자 L씨, C씨 등을 지목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안보현장 견학이나 연예인 선후배 모임 등을 통해 건전 연예인, 즉 우파 연예인을 양성해 조직화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 시기에 연기자 L씨와 C씨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의 간부로 선발된 사실이 재조명됐고, 또 다른 매체는 C씨가 최수종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네티즌들은 분노와 당황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최근 문성근, 김여진, 김규리, 김미화 등이 ‘블랙리스트’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이슈화 됐기 때문에 반대 개념인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민감도는 컸다.
블랙리스트는 사이버상에서 소위 좌파로 분류된 문화예술인들의 명단. 국정원TF가 최근 공개한 일부 명단만 해도 약 82명이다. 정부가 정치 성향에 따라 문화예술인을 양측으로 균열시킨 결과다. 지난 정부의 폐해를 지적하는 대중은 친정부 성향의 화이트리스트에 당연히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C씨의 주인공으로 언급된 최수종은 22일 한 인터뷰에서 “황당하고 속상하다. 당시 한국 연예인 노조에서 ‘좋은 일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취지를 듣고는 기꺼이 승낙했다. 당시 수많은 선후배들이 동참했다.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었다면 당연히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명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정치적으로 오른쪽 또는 왼쪽이 없는 사람”이라며 “24년간 나눔의 활동을 해 왔고, 술·담배도 안하면서 ‘선한 일’에 동참하고자 했다”며 억울해했다. 진위여부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사자도 모르는 황당한 배경의 활동이 된다.
앞으로 여러 연예인들이 화이트리스트 대상으로 지목될 수 있다. 애매한 것은, 블랙리스트는 해당 정권 당시 철저하게 활동이 배제된 정황이 파악됐다는 것이고 화이트리스트는 활발히 활동한 데에 대한 증거 포착이 어렵다는 점이다.
블랙리스트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존재들이라면, 화이트리스트는 싸늘하게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 시시비비를 명확히 밝혀 연예인들의 생존이 위협 받는 2차 피해를 경계해야 할 시기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