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후대에 물려줄 환경과 스마트 기술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인터넷과 결합한 스마트 TV, 도로 위를 자동으로 주행하는 스마트카 등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에는 으레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는다. 스마트라는 단어가 편리함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수식어가 된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스마트는 후대에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카가 아무리 길을 잘 찾고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게 깨끗한 물과 공기를 제공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에서 스마트는 자연과 인간을 공존하게 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생각건대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주안점은 기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기술 발전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곧 인간의 편의성 증대로 여겨져 왔던 지난 산업혁명과는 달리 이 발전 방향은 지금껏 이뤄진 인간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닌 환경보전과 자연을 가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2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이뤄진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이롭게 하고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필연적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켰다. 이제는 고도로 발전된 다양한 기술을 통해 산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미 몇몇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세계 각국에 나무를 심거나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한 쓰레기 발생량 예측 및 수거 솔루션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기술을 활용해 환경을 생각하는 동시에 인간에게 이로운 점을 제공한다는 부분이 환경단체나 자원봉사단체와는 구별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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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우리 회사는 기존의 고전적인 나무 심기를 탈피해 게임·크라우드펀딩·IoT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월호 기억의 숲과 같은 의미 있는 숲을 조성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다. 단지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스토리가 담긴 나무를 심어 나무 심기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아름다운 숲을 조성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심은 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기술의 도입은 필요하다. 핀란드의 경우 ‘임업서비스 시스템’으로 지역별 산림생산능력 예측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목재군·펄프재군·자연보호지역 등 산지 특성에 맞는 구역별 분할지도를 제공해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국토의 3분의2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는 우리나라에도 필수적으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 불리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제주도다. ‘청정 제주’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관광객들의 증가로 인한 쓰레기와 환경파괴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쓰레기 매립지에 정화 능력이 뛰어난 수종을 심어 숲으로 변화시킨 사례처럼 효율적인 나무 심기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자연파괴를 막고 자연을 가꿔나갈 수 있는 더욱 혁신적인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작은 노력이 모여 아름다운 자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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